프리미엄 제품 늘며 반려동물 시장 진화
전용 기능성 식품, 고가상품 출시 잇따라
사회구조 변화에 반려동물 가족화 확산
반려동물 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반려동물 보유 가구를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서비스가 늘어나면서 '펫셔리'(Pet+Luxury) 시장이 확장하고 있는 것. 식품업체들이 반려동물 기능성 식품을 넓혀가는 한편 명품 브랜드들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전용 용품을 늘려가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은 세계적 추세다. 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펫 휴머니제이션 문화 확산은 펫셔리 시장 성장을 이끄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백화점에 반려동물 매장이
대구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백화점 1층에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도프너'(DOFENER) 매장이 입점했다고 밝혔다. 도프너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반려동물 용품을 선보이는 편집숍이다. 약 132㎡(40평) 규모 매장에서 반려동물 의상과 생활용품, 식품, 장신구 등 일상에 필요한 제품을 선보인다.
반려동물 건강 관리와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루밍 살롱'도 운영한다. '스트레스 없는 그루밍 케어'(Fear Free Grooming)라는 운영 철학 아래 피부 진정부터 보습, 피부장벽 관리, 컨디션 회복까지 맞춤형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PDRN(세포재생 촉진물질)을 활용하는 단계별 피부재생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피모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설명이다.
제품 구매부터 전문관리 서비스까지 한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반려동물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대구 신세계 관계자는 "지역에서 처음 선보이는 럭셔리 반려동물 매장"이라며 "기존의 용품 판매 중심 매장과는 다른 새로운 쇼핑문화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시장 고급화가 이뤄지며 전용 매장이 백화점 안까지 들어선 것이다. 그동안 국내 프리미엄 반려동물 시장은 식품업계가 주도해 왔다. 식품업체들은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를 만들고 프리미엄 간식, 건강기능식품 제품을 늘려 왔다. 최근에는 풀무원의 펫푸드 브랜드 '풀무원아미오'가 7세 이상 반려견을 위한 현미간식 2종을 출시했고, 지앤푸드 계열사 지앤건강생활의 반려견 자연화식 브랜드 '듀먼'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를 100% 사용한 화식(불로 가열해 익혀 만든 식사) 4종을 새로 선보였다.
◆200만원대 밥그릇 등장
글로벌 브랜드도 가세했다. 명품 브랜드의 반려동물 용품은 이동가방과 밥그릇, 목걸이 등으로 다양해졌다. 에르메스는 프랑스 현지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한 참나무 소재 반려동물 밥그릇과 스테인리스 소재 밥그릇을 각각 200만원대에 선보였다. 루이비통은 반려동물 이동가방을 500만원대, 반려견 목줄을 100만원대에 판매했으며, 프라다는 100만원대 반려견 레인코트(비옷)를 내놨다.
이 같은 반려동물 용품의 고급화는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다양화 추세에 기인한다. 결혼·출산 감소와 같은 사회구조 변화로 반려동물에 아낌없이 투자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반려동물 보유 인구는 1천546만명, 보유 가구는 591만가구로 추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한 마리당 양육비는 월평균 12만1천원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반려동물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145만원에 이르는 셈이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8조원에서 내년 15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려동물 시장 확대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작년 2천734억 달러(약 375조원)에서 올해 2천891억 달러(396조원), 오는 2034년 4천967억 달러(681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7.75%다.
◆글로벌 수요 증가·다양화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반려동물 제품의 프리미엄화 추세가 뚜렷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보고서를 보면 최근 미국에선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펫 휴머니제이션 현상이 확산하면서 반려동물 건강과 영양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2024년 기준으로 약 8천690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에 관한 지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고품질 원료 등을 강조한 프리미엄 제품, 소화기 등 특정 건강 문제를 겨냥한 사료에 대한 수요가 오르며 반려동물 제품의 고급화와 세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반려동물 식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452억5천만 달러(약 62조원)에서 2030년 559억3천만 달러(76조원)로 커져 연평균 4.3%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펫 휴머니제이션 문화를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가 진행 중인 일본에서도 반려동물을 가족 일원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보유 인구는 정체됐지만 한 마리당 지출은 증가 추세다. 지난해 일본의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1조9천257억엔(약 16조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일본 소비자 사이에선 반려동물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위생용품과 생활용품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기업이 새로 진입하고 의료·보험·미용·호텔·장례 등으로 서비스가 늘며 반려동물 시장이 확대된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에선 폭염이 일상화하며 더위 대응을 위한 수요가 급증했다. 반려동물용 냉감 의류, 휴대용 선풍기, 넥쿨러(Neck cooler) 등 기능성 제품 소비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출 시 틈새시장 공략해야"
글로벌 반려동물 시장을 겨냥한 수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은 주요국을 대상으로 기능과 품질을 앞세운 제품을 선보이며 현지 유통망 확보 등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에선 중국 브랜드가 산업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며 경쟁에 가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또한 결혼·출산 감소와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심화 등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정서적 의존도가 높아지고 관련 소비가 증가 중인 국가다. 가격과 브랜드 인지도 중심에서 성분과 기능을 우선하는 것으로 제품 선택 기준이 이동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시장 전문가 사이에선 국내 업체가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경우 '프리미엄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고품질 원료를 활용한 습식사료나 고단백 제품, 특정 건강 문제를 겨냥한 기능성 제품 등은 미국시장 수요에 부합할 수 있다.
일본 소비자는 가격보다 품질, 안전성, 기능성, 디자인, 브랜드 신뢰도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만큼 이들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도 가격보다 영양 성분과 기능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장 건강과 피모 관리 등 소비자 관심이 높은 기능을 제품에 반영하고, 원료 품질과 안전성 등 제품 경쟁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