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튀르키예, 역사로 여행하기/이수형 지음/홍익포럼 펴냄

입력 2026-08-25 16: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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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톨리아 1만2천년 역사와 기독교 유산을 담다

튀르키예, 역사로 여행하기 표지.
튀르키예, 역사로 여행하기 표지.

공인회계사이자 역사 애호가인 이수형 씨가 현지답사와 오랜 역사 공부를 바탕으로 『튀르키예, 역사로 여행하기』를 펴냈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아나톨리아반도가 품어온 1만2천 년 문명사를 여행자의 발걸음과 역사적 통찰로 풀어낸 인문 기행서다. 지은이는 24일간 현지를 직접 답사하며 마주한 풍경에 평생 쌓아온 역사 지식과 기독교적 시각을 더해, 일반적인 여행기와는 결이 다른 무게감을 담아냈다.

아나톨리아는 초기 기독교가 전파된 핵심 무대이며, 오늘날에도 사도 바울과 요한의 발자취를 따르는 순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은이는 이스탄불의 주요 성소(아야 소피아, 아야 이레네, 톱카프 궁전 성물 전시관, 성 요르기오스 교회, 성 슈테판 불가리아 정교회 등)를 비롯해 드로아와 앗소스, 소아시아 일곱 교회 중 에베소·버가모·사데·라오디게아, 그리고 밀레토스, 히에라폴리스, 안탈리아, 이고니온, 카파도키아 등지를 두루 답사했다. 특히 이즈니크(니케아) 편에서는 여행의 감상과 더불어, 기독교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된 세계기독교 공의회의 역사와 의미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아나톨리아의 역사를 일궈온 다양한 인물도 조명한다. 아나톨리아를 정복한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과 헬레니즘 세계를 열어젖힌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비롯해, 콘스탄티누스와 유스티니아누스 등 로마 제국을 이끈 황제들을 소개했다. 또한 메흐메트 2세와 쉴레이만 대제 같은 오스만의 술탄들에서 현대 튀르키예를 세운 아타튀르크와 현 대통령 에르도안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이끈 인물들의 발자취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괴베클리 테페와 차탈회위크로 시작되는 문명의 요람에서, 철기로 이름난 히타이트와 트로이를 거쳐 그리스·로마, 비잔틴과 오스만 제국에 이르기까지, 오늘의 튀르키예로 이어지는 문명의 흐름을 한 권의 이야기로 담아낸 점도 눈길을 끈다.

여행 실용서로서의 면모도 갖췄다. 저자가 직접 찍은 현장 사진과 함께 실제 여행 동선, 숙소, 맛집 정보를 수록해 여행을 준비하는 독자에게는 실질적인 안내서가, 당장 떠날 계획이 없는 독자에게는 깊이 있는 교양서가 되어준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는 "200번을 넘게 튀르키예를 다녀온 내게도 이 책이 새로운 이유"라며, 24일간의 소소한 일상과 수준 높은 교양을 함께 담아낸 점을 이 책의 묘미로 꼽았다. 조윤수 전 주튀르키예 대사는 "역사적 통찰과 종교적 식견이 녹아든 저자의 현장 기록이 독자를 매혹적인 시간 여행으로 안내한다"고 평했으며, 박천수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교수(유라시아역사문화연구소장)는 이 책을 "동서 문명이 나눈 대화와 공존의 가치를 새롭게 일깨우는 문명 기행의 훌륭한 길잡이"라고 추천했다. 408쪽, 2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