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에 실적 전망까지…코스피, 7000대 재탈환 나설까

입력 2026-08-24 10: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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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대규모 주주환원…대형주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
코스피 이익 전망 상향 지속…반도체 중심 상승 여부 주목
美 장기금리·PCE·금통위 등 변수…7000대 재안착 시험대

코스피가 소폭 하락세로 출발한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소폭 하락세로 출발한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 급등락을 거친 코스피가 이번주 7000대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장기금리 급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이 부각되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실적 전망도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어 주주환원과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한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4%(113.68포인트) 내린 6799.27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500포인트 이상 급락한 뒤 20일 5.89% 급등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특히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3%를 웃돌면서 할인율 부담이 커진 것이 증시를 압박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세까지 겹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졌다.

다만 증시를 끌어올렸던 반도체 업황과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훼손되지 않은 데다 최근 국내 대형주의 주주환원 확대가 새로운 상승 동력으로 부각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SK하이닉스는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고,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90조~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

시장에서는 주주환원 확대가 해당 종목의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코스피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개선과 자본 효율성 제고가 국내 증시의 저평가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소각은 단순한 단기 수급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라"라며 "반복적인 자사주 환원으로 자본 효율성이 높아질 경우 주주환원 확대는 밸류에이션 재평가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적 전망도 대형주에 우호적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일주일 만에 795조9000억 원에서 801조7000억 원으로 5조8000억 원 상향됐다. 이익 추정치와 외국인 수급, 주주환원 모멘텀이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이번주에도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주가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주에는 AI 반도체 업황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일정이 이어진다. 23일 개막한 '핫칩스 2026'에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차세대 HBM 관련 기술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어 27일에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 규모뿐 아니라 수익성이 유지되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신제품 전환 과정에서 원가 부담이 커져 마진이 낮아질 경우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의 관건은 높은 총이익률 유지 여부"라며 "매출이 늘어도 마진이 훼손되면 AI 투자 수익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첨단 패키징 공급 제약에 대한 언급 여부도 관전 포인트"라며 "공급이 병목으로 지목될수록 국내 메모리 업체의 가격 협상력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물가와 금리 흐름도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다. 26일에는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되고, 27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같은 날부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잭슨홀 미팅도 예정돼 있어 국내외 통화정책과 금리 방향을 가늠할 주요 일정이 잇따른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기업 실적뿐 아니라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이번주 물가와 통화정책 관련 지표·발언이 시장에 미칠 영향도 커질 전망이다. PCE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오거나 연준의 통화정책 경계감이 확대될 경우 미국 장기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물가 둔화가 확인되고 장기금리 상승세가 진정된다면 최근 확대됐던 할인율 부담이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라며 "PCE에서 물가 둔화가 재차 확인되고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까지 완화될 경우 국채금리 안정과 함께 위험자산 선호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한은의 금리 결정과 수정 경제전망도 변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오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된 가운데 성장률과 물가 전망,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한은의 메시지에 따라 외국인 수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도 경계해야 할 요인이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유가가 다시 오를 경우 물가 부담을 높이고 미국 장기금리 상승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결국 이번주 코스피의 핵심은 대형주에 새롭게 더해진 주주환원·실적 개선 동력이 금리와 유가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얼마나 상쇄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이익 전망과 주주환원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미국 장기금리까지 안정된다면 코스피는 다시 7000대를 넘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나정환 연구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에 미 재무부의 장기금리 안정화 시도까지 더해지며 그간 코스피를 제약해 온 요인은 대부분 해소됐다"며 "엔비디아 실적에서 AI 사이클 지속을 확인하고 잭슨홀을 계기로 미 국채금리 변동성까지 진정될 경우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