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IPO 28곳 그쳐…공모 규모도 전년 대비 30% 감소
소노인터·무신사·구다이글로벌 등 조 단위 대어 출격 대기
중복상장 불확실성 해소…제도 변화에 하반기 회복 기대
올해 상반기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추진을 계기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을 비롯해 구다이글로벌, 무신사 등 조 단위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기업들이 상장 준비에 나서면서다.
중복상장 관련 제도가 정비된 데다 중소형 공모주 시장에서도 투자수요가 살아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활발한 IPO 시장이 펼쳐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28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곳에서 33.3% 줄었다. 공모 규모도 1조141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하는 등 IPO 시장의 위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코스피 시장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은 케이뱅크 한 곳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LG CNS와 서울보증보험 등 대형 IPO가 잇따랐던 것과 비교하면 대형 공모주의 공백이 컸다.
IPO 시장이 위축된 배경으로는 중복상장 관련 제도 불확실성과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수급 쏠림이 꼽힌다. 연초부터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떨어졌고, 중복상장 규제의 구체적인 기준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도 일정을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선 하반기 IPO 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7일 중복상장 원칙 금지·예외 허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서 상장 추진 기업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 IPO 후보들이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거래소 심사 청구도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상장 절차에 들어간 곳은 소노인터내셔널이다. 휴양콘도 운영업체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26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기업가치는 약 3조 원 수준이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에도 IPO를 추진했지만, 일정을 한 차례 연기했다. 이후 트리니티항공(옛 티웨이항공) 인수와 관련한 재무구조 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트리니티항공에 11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과 800억 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자본 확충에 나섰고, 5대 1 주식병합도 진행 중이다.
소노인터내셔널 뒤를 이을 대형 후보로는 무신사와 구다이글로벌이 거론된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현재 코스피와 미국 나스닥 상장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대표 주관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며 JP모간,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가치가 8조~10조 원까지 평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신사는 아직 거래소와 공식적인 사전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이르면 9월께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K뷰티 업체 구다이글로벌 역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조선미녀 브랜드를 운영하는 구다이글로벌은 거래소와 상장 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식 협의를 거쳐 3분기 중 예비심사를 청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교기업으로는 에이피알 등이 거론되고 있어 구다이글로벌 역시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중소형 공모주 시장에서 나타난 투자수요가 대형 IPO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실제로 최근 레메디와 에이치엘지노믹스 등 일부 기업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레메디는 일반청약에서 5조 원대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공모주 시장에 대기하던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청약 경쟁률만으로 IPO 시장의 회복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신규 상장주 가운데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과 하회하는 종목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이 기업의 성장성과 실적, 공모가 수준을 꼼꼼하게 따지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중소형 공모주가 상장 이후에도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간다면 대형 IPO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상장 직후 주가가 부진할 경우 대형 기업의 공모가 산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도 변화 역시 하반기 IPO 시장의 변수다.
금융위가 지난 7월 발표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에 따르면 오는 11월부터 코너스톤 투자자 및 사전수요예측 제도가 시행된다. 증권신고서 제출 전에 기관투자자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기관투자자에게 공모주 일부를 미리 배정하는 방식이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기관 수요를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상장 초기 주가 변동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도 하반기 IPO 시장이 상반기보다 나아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상장 기업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고 대어급 기업의 IPO 추진도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IPO 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40여 개로 상반기 대비 소폭 증가한 편"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한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IPO 심사청구 이후 1~2개월 이후 승인을 받은 기업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3분기 말부터 IPO 시장은 상반기 대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도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하반기부터는 시장 참여자들이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진행 경과 등을 지켜본 후 점차 적응하면서 IPO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일부 대어급 그룹사 계열 종목이 이 절차에 맞춰 상장에 나서게 된다면 더욱 높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새롭게 시작하는 제도인 만큼 상당 기간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