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코스피 17%↓…33거래일 중 19일 '±3%' 급등락
개인 '곱버스' 1422억원 순매수…기관 레버리지 3415억원 담아
증권가 중장기 반등 전망…단기 과열·차익실현 가능성은 경계
하반기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고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증시 방향성 베팅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1주일간 개인은 지수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200과 반도체 관련 레버리지 상품을 담으며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7월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8303.41에서 6869.83으로 17.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929.35에서 834.20으로 10.24% 내렸다.
특히 큰 폭의 일간 등락이 반복됐다. 하반기 33거래일 중 코스피가 하루 3%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은 19일(57.6%)에 달했으며 5% 이상 움직인 날도 11일(33.3%)이었다. 일간 등락률 표준편차는 5.51%로 집계됐다.
지난달 28~29일에는 연이은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됐지만, 31일에는 하루 만에 17.91% 급등했다. 하반기 코스피의 일간 최대 하락률은 10.84%였으며 종가 기준 최고치(8303.41)와 최저치(5593.56)의 격차는 48%를 웃돌았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말 증시 급락 과정에서 90선을 넘나들었던 VKOSPI는 최근 증시 반등과 함께 하락했지만, 지난 18일에도 56.97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기관은 최근 정반대에 가까운 투자 행보를 보였다.
최근 1주일간 개인의 ETF 순매수 1위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순매수 금액만 1421억9000만원에 달했다.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3452억7000만원 순매도해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기관은 반대로 KODEX 레버리지를 3414억5000만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담았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2059억6000만원)'와 'KODEX 200(1917억5000만원)'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개인이 가장 많이 산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1173억7000만원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국내 증시 관련 상품에서는 상승 방향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실었다. KODEX 200을 546억8000만원 순매수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400억원)', 'KODEX 반도체레버리지(279억6000만원)' 등도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증시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된 배경으로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반도체 대형주 쏠림,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등을 꼽는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7월 조정 과정에서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 방향을 꺾은 가운데 반도체 쏠림과 레버리지 청산이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를 기업 펀더멘털 훼손에 따른 추세적 하락보다는 과열됐던 가격과 포지션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평가했다.
레버리지 상품이 변동성을 추가로 증폭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출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이 이전보다 확대됐다고 분석하면서도 글로벌 반도체주 변동성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만큼 이를 단일종목 ETF만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장 연구위원은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인 리밸런싱 거래가 시장 변동성을 추가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상품의 자산 규모와 시장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증시 반등의 배경으로는 AI 투자 둔화 우려 완화와 외국인의 반도체주 집중 매수가 꼽힌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1~14일 국내 증시에서 약 8조원을 순매수했으며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약 77%에 달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들의 실적과 신규 수주 등을 통해 AI 설비투자(Capex) 둔화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디레버리징으로 수급 부담까지 낮아지면서 외국인이 반도체 중심의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향후 증시에 대해서는 추가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대신증권은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5.74배로 역사적 저점권에 머물러 있어 펀더멘털이 추가로 악화하지 않는다면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단기간에 지수가 빠르게 반등한 만큼 과열 해소 과정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은 경계 요인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된 상황에서 AI 투자 기대나 반도체 업황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지수 역시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단기 과열 해소와 매물 소화 국면 전개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도 "현 밸류에이션 수준은 하락 위험보다 상승 잠재력이 큰 구간으로 판단하며 매도보다는 보유 또는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