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했다. 한데 장수는 물론 그를 임명하는 수장까지 바꾼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이하 축협) 회장 얘기다. 사정은 있었다. 무능력하고 염치가 없어 더 두고 보기 어려웠다. 내보낼 만했다. 남은 건 누구를 어떻게 고를지다.
대표팀은 9, 10월 4경기를 치른다. 9월 24일 수원에서 에콰도르, 29일 서울에서 우루과이와 대결한다. 10월 2일엔 울산에서 베네수엘라, 6일에는 용인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맞붙는다. 모두 친선 경기로 오후 8시 시작된다. 임시 감독 체제로 치러야 할 경기들이다.
대표팀 사령탑은 공석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참사 후 홍명보 감독은 사임했다. 리더십은 부족했고 전술적으로 무능했다. 졸전을 거듭한 끝에 1승 2패로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제대로 사과하지 않아 화를 더 키웠다. 선임 과정이 불투명해 논란을 부르더니 끝도 좋지 않았다.
축협 회장 자리도 비었다. 정몽규 회장은 월드컵 직후 물러났다. 제 발등을 수차례 찍은 탓. 승부 조작 축구인을 사면했다가 비난을 받자 취소했다. 위르겐 클린스만과 홍명보 등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은 불투명했다. 그래도 버텨왔다. 하지만 네 번째 임기는 다 마치지 못했다.
다들 아니라 하는데 자신은 억울한 모양. 7월 말 국회가 연 축협 현안 청문회에서도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는 없었다.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강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특별감사 결과를 부인한 발언. "16강에 올라갔으면 청문회가 없었을 것"이란 말엔 많은 이들이 아연실색했다.
쌍두마차가 없지만 시간은 흐른다. 9, 10, 11월(2경기) 친선 경기에다 내년 1월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열린다. 일단 새 사령탑을 찾는 게 급선무. 축협은 '임시' 감독을 뽑는다. 현재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서류 전형을 마무리하고 이번 주부터 면접 절차에 들어갔다.
왜 임시 감독이냐는 말도 나온다. 회장 권한대행과 전력강화위원장이 정식 감독을 정하긴 부담이 커 그렇게 정한 건지도 모른다. 조금 다르게 보면 이해할 만하다. 감독 선임을 서두르다가 또 실패하는 것보다 시간을 두고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의도일 수 있다. 어쨌든 당장 후임자가 필요하다. '임시'라도.
한국 대표팀 감독 자린 매력적이다. 한국은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크다. 아시안컵 우승도 노릴 수 있는 팀이다. 한국인들의 정(情)도 느낄 수 있다. 다만 위험 부담도 상당하다. 월드컵 본선에서 1승을 거두기 쉽잖다. 못하면 쏟아질 비난도 엄청나다. 축협이 많은 돈을 주지도 못한다. 이 자리를 '독이 든 성배'라 하는 이유다.
축협 회장 자리도 다르지 않다. 축구계를 이끄는 수장인 만큼 힘이 있지만 책임도 무겁다. 정 전 회장 사례만 봐도 그렇다. 올해 안에 차기 회장 선거가 치러질 전망.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이 K-축구 혁신위원장을 맡아 회장 선거 제도를 포함, 축협 개혁안을 짜는 중이다.
축협은 임시 감독 지원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다만 외국인 지도자 5명이 지원했고, 현재 3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누가 됐든 절차가 투명하길 바란다. 선정 이유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 축구가 진짜 '새출발'을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