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메이비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

입력 2026-10-04 11: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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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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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흠 극작가

조대흠 극작가
조대흠 극작가

토니상 6관왕.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현재는 구형이 된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을 알아가는 이야기이다. 최근 작품에 대한 특강에 다녀왔다. 기억에 남는 건 작품은 계속 변했지만 처음 얘기하고자 했던 핵심만은 유지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인간적인 감정을 깨닫는 로봇에 대한 소재는 많다. '월-E', '아이, 로봇', 'A.I.'와 같은 영화부터 '너도 인간이니?', '나 홀로 그대' 같은 한국 드라마도 있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의 감정을 알아가는 이야기는 낯선 소재가 아니다.

그런데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따뜻함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우리는 미래를 얘기할 때 근미래의 기술 발전을 먼저 떠올린다. 똑똑한 인공지능, 편리한 이동 수단, 초고도화된 사회.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편하게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이런 배경보다 다른 점에 집중한다. 누군가를 기억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혼자여서 외로움을 느끼는 것. 기술이 발전해도 만들어지지 않는 감정들이다.

나 또한 로봇에 관해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로봇이 인간에 대한 감정을 알게 된다면, 인간다운 로봇을 인간으로 볼 수 있을까?'에 관한 질문에서부터 출발했다. 물론 로봇은 심장이 뛰거나 피가 흐르지 않는다. 정교한 기계 장치와 윤활유가 그 역할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 아닌 반려동물이나 인형, 돌 같은 물건에서도 위로와 따뜻함을 얻는다.

인간다움이란 어디서 오는 걸까. 우리는 뉴스로 잔인한 사건들을 접한다. 사람이 어떻게 저러냐며 분개한다. 인간이라서 인간답게 행동한다는 명제가 항상 참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인간다움은 몸이 아니라 마음을 말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이것 또한 실체가 없다. 마음이란 건 인간이 만들어 낸 기준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인간다움은 어떤 존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아직 나의 이야기는 시작되지 못한 채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할 거고, 미래에는 동그란 로봇 청소기가 가사도우미 로봇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존재가 곁에서 함께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때라면 인간과 인간다움을 정의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오늘도 이야기의 답은 찾지 못한 채 질문만 하나 더 만들어졌다. 이 질문들에 대한 나만의 답을 찾을 때 이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제목은 정해졌다. '로봇이야? 로봇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