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호남 반도체' 요구가 발단?…민주노총 "대기업 봐주기" 반발

입력 2026-08-13 13: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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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쟁의범위 기준 마련 주문…민주노총 "노동기본권 후퇴"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의 노동쟁의 대상 기준을 시행령 등으로 구체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반발하며 관련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3일 성명을 내고 "시행령이든 법 개정이든 대기업 봐주기"라며 "노동3권을 축소하는 방향의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논의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노조를 둘러싼 갈등이 있다고 민주노총은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논란의 직접적 계기는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사측과 교섭 의제에 포함하려 한 데 있다"며 "결국 노사관계 전반의 원칙을 세우기 위한 논의가 아니라, 특정 대기업에서 벌어진 하나의 갈등이 노동3권 전체를 흔드는 빌미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쟁의 범위를 시행령 등을 통해 제한하는 것 자체가 노동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민주노총은 "노동쟁의 범위를 사전에 좁게 못 박는 것 자체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모호함을 이유로 범위를 좁히는 순간, 이는 노동기본권 후퇴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성과급을 둘러싼 쟁의행위를 제한하는 방안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은 "성과급 관련 쟁의행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위헌 소지가 크다"면서 "위임 없는 시행령이 위헌은 맞지만, 그 결론이 '노조법을 고쳐 축소하자'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행령 논쟁은 노동자 목소리를 묵살하고 재계 요구에 정부와 정치권이 화답하는 모양새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부는 시행령 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쟁의 대상의 구체적인 기준 마련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확대된 노동쟁의 범위를 놓고 현장에서 혼선이 이어지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쟁의 기준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고용노동부는 구체적인 사례를 담는 방식으로 해석 지침을 보완할 계획이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쟁의 범위를 시행령으로 명시하는 방안을 다시 주문했다. 노동부는 이에 따라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을 통한 기준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전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 어떤 방법이 있을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