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CPI는 전월 대비 3.4% 상승…물가 안도감 확산
코스피 장 중 4.8% 급등…6800대 재돌파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지정학적 변수는 여전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상 우려가 한풀 꺾였다. 반등 조짐을 보이던 코스피가 미국 물가 지표 안도감을 발판으로 상승 탄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각)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7월 CPI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6월(3.5%)보다 둔화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5% 상승해 6월(2.6%)보다 낮아졌다. 헤드라인과 근원 지표의 전월·전년 상승률이 모두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에너지 가격이 6월 5.7% 하락한 데 이어 7월에도 1.5% 내린 것이 전체 상승률 둔화를 이끌었다. 다만 앞선 유가 급등 여파로 에너지는 전년 대비로는 14.7%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지만 헤드라인 상승분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지난주 7월 비농업 고용이 2만3000명 감소한 데 이어 물가마저 서프라이즈 없이 지나가면서 금리 인상 명분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CPI 발표 전 47.8%에서 발표 후 36.1%로 떨어졌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주요 인공지능(AI) 반도체 종목들은 실적 호조에 강세를 보이며 최근 조정을 딛고 상승했다. 전장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49% 상승했다. 코어위브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각각 19.28%, 19.02% 급등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4.92%,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9.01% 급등 마감하며 AI 인프라 낙관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블룸버그는 "이 정도 수치만으로는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다"며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고 전했다.
◆뉴욕發 훈풍에 국내 증시도 반등 지속…유가·지정학 변수는 여전
국내 증시는 CPI 발표를 앞두고 이미 반등에 시동을 건 상태다. 지난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3.51포인트(3.68%) 오른 6579.04에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5거래일 만에 6500대를 회복한 것으로, 장 중 4% 넘게 오르며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상승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6.68% 오른 25만5500원, SK하이닉스는 5.54% 오른 150만4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2거래일 동안 10% 넘게 올랐다.
간밤 미국 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13일 국내 증시도 안도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5.99포인트(3.74%) 상승한 6825.03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194.88포인트(2.96%) 오른 6773.92에 출발해 장 중 한때 6895.63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수가 장 중 6800대를 넘어선 건 지난달 27일(장중 6806.27) 이후 13거래일 만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4.01%, SK하이닉스는 7.05% 상승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288억원과 4463억원 순매수하는 가운데 개인은 홀로 1조607억원 순매도 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7월 CPI를 통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외국인 순매도 규모 지난 6월 이후 크게 축소되면서 순매도 압력이 이전보다 완화되는 등 외국인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찾으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던 만큼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물가 지표 예상치 부합으로 9월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며 "미국 국채 금리 쪽에도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상단이 제한되는 흐름이 나타나면 코스피도 추가 하락 압력에 노출될 확률이 낮아진다"며 "미 국채금리가 안정되면 달러 강세에 따른 유동성 유출을 막을 수 있어 약세를 지속했던 코스피가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안도랠리가 추세로 굳어졌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최대 변수는 국제유가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협상에 뚜렷한 진전이 없는 가운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3달러를 웃돌았다. 7월 CPI가 유가 급등 이전 상황을 담고 있어 유가발 물가 압력은 다음달 지표에 더 크게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에너지발 물가 상승 위험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WTI 기준 배럴당 80달러 초반 수준의 유가가 유지될 경우 향후 소비자물가가 재반등할 가능성이 잔존한다"고 진단했다.
하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물가와 경기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연내 인상 가능성은 향후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국제유가 흐름에 좌우될 것"이라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