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전까지 권리행사 어려웠다"…원심 판단 유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족이 일본제철(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법원이 다시 한번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2일 고(故) 민문식 씨의 자녀들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위자료 총 8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민 씨는 1942년 2월 일본제철 가마이시 제철소에 강제동원돼 약 5개월간 노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89년 사망했고, 유족들은 2019년 4월 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였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다만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인 장애 사유가 있었다면 그 사유가 해소된 시점을 소멸시효의 기준으로 본다.
앞서 대법원은 2012년 일본제철을 상대로 한 강제동원 손해배상 사건에서 처음으로 피해자의 청구권을 인정하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2018년 전원합의체는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확정했다.
1심은 유족들의 청구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사라졌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던 객관적 장애 사유가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봤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일본제철의 상고를 기각했다.
앞서 대법원은 2023년 12월에도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전까지는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사실상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객관적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판단한 바 있으며, 이후 하급심에서도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청구권을 인정하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