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엔 삼성 다니는 거 숨겨요"…반도체 호황이 바꾼 결혼시장

입력 2026-08-12 07: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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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한국 반도체맨 달라진 '결혼 몸값' 조명
결혼시장서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과 '어깨 나란히'

유튜브 채널
유튜브 채널 '쿠팡플레이' 캡쳐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이 국내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연애·결혼시장 위상까지 바꿔놓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거액의 성과급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못지않은 배우자감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갑자기 '반도체 덕후'들이 장악한 연애시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반도체업계 종사자들의 달라진 분위기를 집중 조명했다.

WSJ은 결혼정보업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을 바라보는 평가부터 달라졌다고 전했다. 매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은 그동안 결혼 상대로 변호사, 의사, 회계사에 늘 한발 뒤처져 있었지만, 최근 한국 결혼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이제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변화는 AI 열풍을 타고 반도체 기업의 실적과 기업가치가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한국 증시 규모는 지난해 초 이후 약 2.5배로 확대됐다. 두 기업도 최근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인 글로벌 기업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직원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거액의 성과급도 관심을 끌었다. WSJ은 올해 삼성전자 직원들이 1인당 평균 40만달러,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약 50만달러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WSJ은 "기술 발전이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업계 미혼 남녀의 '연애·결혼 시장 몸값'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며 "이들은 AI(인공지능) 기업들이 많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만큼이나 귀한 배우자감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갑작스럽게 높아진 관심 때문에 오히려 고민에 빠진 반도체 엔지니어의 사례도 소개됐다.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하는 30대 미혼 남성 백모씨는 진지한 연애 상대를 찾고 있지만, 첫 만남에서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공개하지 않는 방안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미혼 남성인 백 씨는 진지한 이성 관계를 원하지만 첫 만남에서 자신의 직장을 밝히지 않고 싶다는 특별한 고민이 생겼다"며 "한국 일반 직장인의 몇 년 치 월급에 해당하는 수억 원대 보너스를 받게 될 백 씨는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이성의 관심이 진심인지, 아니면 불어난 통장 잔고를 향한 것인지 헷갈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국 대중문화에서 나타나는 변화도 함께 언급됐다. 최근 한 연애 프로그램에서는 삼성전자 엔지니어인 남성 출연자에게 여성 출연자 3명이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등장했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에서는 SK하이닉스 회사명이 적힌 조끼를 입은 남성이 명품 매장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는 장면이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WSJ은 이처럼 AI 반도체 호황이 기업 실적과 주가를 넘어 해당 기업 직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연애·결혼시장에서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