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28 통합 체제 새 수능, 시작도 전에 계륵 전락

입력 2026-08-1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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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2022학년도부터 이어진 '공통+선택과목' 통합형 체제로 치르는 마지막 시험이다. 2028학년도부터는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전면 폐지되고, 모든 응시자가 똑같은 문제를 푸는 통합사회·통합과학 체제로 바뀐다. 그런데 이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새 수능 체제에 대한 불신과 이탈(離脫) 움직임이 거세다.

시민단체 '교육의봄'이 내놓은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2028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100% 전형 비중이 현재 62%에서 37.3%로 크게 줄어든다. 서울대는 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하는 전형 비율을 85%까지 대폭 높인다. 수시에서는 아예 일반전형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없앤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각각 수시 인원의 50.7%, 23.9%를 수능 등급 없이 뽑기로 했다. 시행도 되기 전에 최상위권 대학들이 수능 하나만으로는 변별(辨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1994학년도 수능이 도입된 이후, 대입 체제는 5~7년마다 바뀌었다. 2005학년도에는 선택형 체제가 도입됐고, 2014학년도엔 과목 수준별 A·B형이 등장했다. 2022학년도엔 문·이과 통합형이 시행됐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 백년대계(百年大計)가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몇 년마다 모의실험 하듯 일방적인 개편으로 대학 현장과 수험생들을 잦은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과 동떨어진 개편이 이어져 대학의 수능 반영 비중이 계속 줄어들게 되면 수험생들에게 수능의 위상은 성가신 계륵(鷄肋)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