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 이후…개인은 팔고 외인·기관은 더 담았다

입력 2026-08-10 1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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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레버리지·인버스 ETF, 규제 강화 후 거래대금 95% 급감
AUM 감소 폭은 3%대…개인 차익 실현, 외인·기관 저가 매수
7월 디레버리징 여파 지속…추격 매수 대신 지수 순환매 기대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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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강화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열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거래대금이 규제 시행 전과 비교해 90% 넘게 급감한 가운데, 개인은 관련 상품을 대거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오히려 순매수에 나서며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7월 말 급격한 디레버리징을 거치며 반도체 쏠림이 완화되고 지수형 ETF와 비반도체 업종으로 자금이 분산되는 순환매 장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16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총 거래대금은 84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30일 12조4485억원 대비 약 93.2%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달 14일 기록한 18조2967억원 대비로는 약 21.6분의 1(-95.38%)로 쪼그라들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투자자가 계좌에 예치해야 하는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세 배 높였고 현금성 자산만 예탁금으로 인정하도록 했다.

또 주식이나 채권 등 대용증권의 사용을 제한하고 증거금 인정 시점도 기존 T+0에서 T+2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신규 상품 상장과 마케팅 활동을 중단하는 한편, 향후 최소 거래 단위를 기존 1주에서 20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과도한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같은 기간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순자산총액(AUM)은 5조8534억원에서 5조6614억원으로 3.28%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체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달 30일 기준 1155개 종목, 398조339억원 규모에서 1.47%였으며 이달 7일에는 1160개 종목, 431조5002억원 규모에서 1.31%로 소폭 낮아졌다.

규제 시행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는 빠르게 바뀌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움직임은 달랐던 영향이다. 실제 지난주(3~7일) 개인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삼성자산운용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6738억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2844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783억원)' ▲신한자산운용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772억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732억원)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278억원) ▲TIGER 레버리지(204억원)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74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기관 역시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8383억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3324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773억원) 등을 사들였다.

이 같은 변화는 7월 말 나타난 대규모 디레버리징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당시 국내 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공지능(AI) 투자 과열 논란,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 확대 우려 등이 겹치면서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중심으로 반대매매와 강제 청산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거래대금 급감 현상을 시장 침체보다는 과도한 레버리지 해소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집중됐던 자금이 지수형 ETF와 다른 테마형 상품으로 분산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의 변동성이 대규모 레버리지 펀드의 강제 청산과 포지션 정리 과정에서 비롯됐다"며 "국내 시장 역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전후한 투자 심리 변화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가 맞물리면서 영향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지우 SK증권 연구원은 "7월 코스피를 흔든 핵심 변수는 극단적인 쏠림 국면에서 나타난 레버리지 청산이었다"며 "7월 후반 변동성 확대 국면을 거치면서 상당수 레버리지 투자자가 시장에서 이탈했고 기존과 같은 개인투자자들의 무차별적인 반도체 추격 매수는 당분간 잦아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향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를 계기로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던 자금이 점차 분산되면서 업종 간 순환매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은 상반기 성과에 대한 언와인딩과 로테이션,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과도한 레버리지 누적이 맞물리면서 계절적 특성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시기였다"며 "현재는 해당 국면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변동성을 키웠던 국내 증시의 디레버리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향후 변동성 완화의 기반이 마련됐고, ETF 시장에서도 반도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보다 지수형 ETF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