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보완수사권 폐지 '경찰 시대' 본격…수사역량·통제장치·간부 전문성 강화 과제
오는 10월부터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폐지되는 등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출범하면서 경찰의 권한이 막강해진 가운데 수사 역량과 조직 정비 전반에 뼈를 깎는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광주 장윤기 사건과 일명 '거제왕' 사건 등을 계기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는 상황 속 경찰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5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유 대행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안착을 준비하겠다"며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완결성,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경찰은 앞으로 대부분의 고소·고발 사건은 물론 검찰이 담당했던 보완수사까지 직접 수행해야 한다. 사건 처리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사역량 강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를 위해 경찰청은 올해 하반기까지 수사부서에 경찰관 880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신규 채용이 아닌 내부 인력 재배치를 통해 수사인력을 보강하는 방식이다. 앞서 국가수사본부도 지난 1년간 통합수사팀을 중심으로 1천900명의 수사인력을 보강해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인력 재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해 경찰 수사관 1인당 담당 사건은 133.8건으로 2020년보다 23% 넘게 증가했다.
경찰은 조직 혁신을 위한 제도적 통제장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소청의 수사관서 교체 요구와 이의신청 확대를 비롯해 경찰관이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사건을 맡지 못하도록 하는 상피제, 경찰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운영, 사건 청탁 원천 차단 등 내부 통제장치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수사 과정 전반을 기록으로 남기고 사건 진행 상황을 피해자에게 단계별로 통지하는 등 투명성도 높일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이번 형소법 개정안 의결까지 경찰은 전문수사관 양성과 법률전문가 특별채용 등 수사 인프라를 꾸준히 구축해 왔고 기초적인 기반은 상당 부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사 실무자뿐 아니라 수사를 지휘하는 간부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 체계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경미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제는 검찰의 보완수사 없이 경찰 스스로 법률적 판단과 수사를 완결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지금까지는 실무 수사관 교육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총경 이상 지휘관들도 별도의 수사 전문교육을 반복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경과제 조직 특성상 생활안전이나 교통 분야에서 근무했던 간부도 수사부서를 지휘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자들의 수사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디지털범죄와 신종 범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수사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영역이다. 경찰이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지휘관까지 포함한 체계적인 재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