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역대급 실적' 쓴 증권사…거래대금 감소에 하반기 '긴장'

입력 2026-08-04 09: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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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 '훈풍'…브로커리지 수익이 견인
거래대금·예탁금 감소…하반기 실적 변수로 부상

(사진=연합)
(사진=연합)

국내 증권사들이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잇달아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증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과 투자자예탁금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상반기 호실적을 뒷받침한 브로커리지 호조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를 바탕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7890억원, 순이익 68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3.2%, 119.4%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4102억원, 순이익은 1조15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2.2%, 112.2% 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식 수수료 수익은 4519억원으로 178.3%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NH투자증권도 상반기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 96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6% 증가하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4896억원으로 90.7% 늘었다. 상반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는 7950억원으로 211.7% 증가했다.

KB증권은 2분기 순이익 45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0.6%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8010억원으로 134.0% 늘었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도 상반기 순이익이 각각 5777억원, 2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1%, 155.7% 증가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지분 평가이익 등을 반영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삼성증권도 거래대금 증가 등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의 호실적에는 상반기 거래대금 급증이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고, 증시 상승세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다만 상반기 실적을 이끈 거래대금 증가세는 하반기 들어 둔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 65조8219억원에서 6월 60조3607억원, 7월 42조9928억원으로 감소했다.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한 달 전보다 28.8% 줄어든 수준이다.

투자 대기자금도 감소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5월 말 131조5856억원에서 6월 말 121조6339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7월 말에는 104조1354억원까지 줄었다. 두 달 만에 27조4502억원이 빠졌다. 거래대금과 투자자예탁금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상반기 실적을 뒷받침했던 브로커리지 영업 환경도 이전만큼 우호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7월 일평균 거래대금과 고객예탁금이 모두 감소세를 보이면서 증권사 실적은 2분기를 고점으로 하반기 브로커리지 수익이 상반기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증권사 간 실적 방어력 차이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일수록 거래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거래대금 증가로 중소형사도 일정 부분 수혜를 봤지만 전체 거래대금이 줄면 무엇으로 수익을 낼지가 고민"이라며 "채권 부문의 여건이 좋지 않고 부동산 IB도 아직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아 리테일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일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