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경찰 한 곳서 10년 이상 장기근무 1천600여명…"순환인사 만능해법 안돼"

입력 2026-08-03 15: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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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감 이하 경찰 경북 1천360명, 대구도 260여명, 한 곳서 근무
"지역적 특수성도 고려…점검, 감찰 강화해야"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 순환인사 확대·감찰 인력 증원 정책 폐기'를 요구하며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장윤기 사건'과 경남 '거제왕 사건'을 계기로 경찰과 지역사회의 유착 가능성이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른 가운데 경찰청의 순환인사제 확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경찰 아버지를 둔 장윤기 사건 수사 무마에 이어 최근 경남 거제 지역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이른바 '거제왕'이라고 불린 경남경찰청 소속 A 경정의 성비위, 인사전횡 의혹이 잇따라 터지면서 경찰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반면,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로 경찰 권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장기근무를 문제로 규정하기보다 지역 치안의 특성과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3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동일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찰관은 전국 1만7천13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경찰 조직의 실무를 이끄는 경감이 5천209명, 경위가 8천697명으로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대구·경북도 장기근무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경북경찰청은 10년 이상 동일 경찰서 근무자가 1천360명으로 전국에서 경남(1천42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대구경찰청도 264명이 같은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근무 중이다. 이미 지역에서도 잊혀질만하면 경찰 유착 사건이 등장한다. 2000년대 초 대구 중구 삼덕동 불법 사행성 오락실 업주에게 수백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3명이 입건되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도 대구 및 경북경찰청 소속 경위 2명이 성인오락실 운영업자들에게 단속·수사정보를 흘리고 거액의 뇌물을 챙기다 적발되는 사건도 있었다.

다만 대구와 경북은 수도권처럼 경찰서가 밀집해 있지 않아 순환 배치 폭이 좁고 군 단위 지역은 인력 수급이 쉽지 않아 동일 생활권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내부의 감찰과 이해충돌 관리, 정보통제 시스템은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지역 밀착형 치안은 우리 경찰의 경쟁력이기도 하다"며 "일부 사례를 계기로 모든 장기근무 경찰관을 잠재적 유착 대상으로 바라보는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 권한이 커진 만큼 내부 통제는 강화하되, 지역사회와의 신뢰라는 공동체 치안의 장점까지 훼손하지 않는 균형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3일 경찰관 노조 대안 조직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 산하의 '강제 순환인사 반대 등 경찰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투쟁위)는 경찰청 정문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순환인사 등에 반대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강제 순환인사 방침 폐지와 감찰 부서 증원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공식 면담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