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했던 역대급 롤러코스터 7월 증시…이달은 다를까

입력 2026-08-03 1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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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증시, 단일종목 ETF·레오폴드 청산 겹쳐 롤러코스터
8월 첫날 코스피 4% 하락 중…전일 18% 급등 이은 차익실현
밸류 매력·규제 효과 기대감…금리 안정 주목

(사진=연합)
(사진=연합)

지난달 역사적인 급등락을 반복한 국내 증시가 8월 첫 거래일에도 5% 가까이 하락하며 변동성이 가시지 않고 있다. 하루 18% 급등이라는 극적 반전으로 지난달을 마감한 코스피가 다시 미끄러지면서 8월 반등이 이어질지 아니면 널뛰기 장세가 계속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금융위기 저점을 밑도는 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 효과가 더해질 것이라는 점을 들어 점진적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29% 내린 6312.54에 거래되고 있다.

8월 첫날 흐름은 지난달의 변동성이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달 증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널뛰기 장세였다. 코스피는 지난달 19일 장중 9385.59로 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 가파르게 무너져 28~30일 사흘간 17%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는데, 양대 시장에서 이틀 연속 매매가 중단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올 들어서만 9차례로 도입 이후 전체의 절반을 넘었고, 7월 한 달 수익률은 마이너스 33%대로 2008년 금융위기와 1997년 외환위기마저 웃도는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달 31일에는 하루 17.9% 폭등하며 낙폭 대부분을 되돌렸다. 하루 상승률로도 역대 최대다.

이번 초변동성의 중심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있었다. 지난 5월 말 대형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에 2배로 베팅하는 자금이 빠르게 쏠렸다.

문제는 하락장에서 드러났다. 반도체주가 흔들리자 2배로 물린 레버리지 포지션에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고,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와 강제청산이 잇따르며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증권가에서는 7월 급락을 두고 "무너진 것은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과도하게 쌓였던 레버리지 포지션"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여기에 미국발 헤지펀드 청산까지 겹치며 낙폭을 키웠다. 오픈AI 출신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AGI(범용인공지능) 2027년 도래' 테제를 앞세워 세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 LP)가 그 진원지다.

이 펀드는 엔비디아·마이크론·샌디스크 등 AI 인프라·반도체에 최대 4배 레버리지로 집중 베팅해 상반기에만 439%의 경이적 수익을 내며 운용자산을 한때 450억달러까지 불렸다. 그러나 7월 AI 거품·피크아웃 우려가 번지며 반도체·AI주가 무너지자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보유 주식 전량을 시타델에 단일 블록딜로 넘기며 청산에 들어갔다. 이 펀드의 최대 보유 종목 중 하나가 SK하이닉스였던 만큼 미국발 강제 청산과 국내 반도체주 급락 시점이 맞물리면서 충격이 한층 증폭됐다.

반등장에서는 급락을 키웠던 요인들이 되레 상승 동력으로 돌아섰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의 호실적으로 AI 피크아웃 우려가 걷히자 청산됐던 반도체·AI주에 저가 매수세가 몰렸다. 앞서 쌓였던 반대매매·숏 포지션이 되감기며 반등폭을 키우면서 코스피는 하루 만에 17.9% 급등을 이뤄냈다.

◆"밸류에이션 정상화·규제 효과 기대"…8월 점진적 상승 가능

8월 증시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는 반도체다. 지난달 31일 반등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의 호실적이 'AI 투자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를 걷어낸 데 따른 것으로 이 흐름이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계속 상승 흐름을 보일지가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단기간에 낙폭을 모두 되돌리기보다 유동성 유입과 외국인 수급 개선에 따라 단계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기업 이익 전망이 유지되는 가운데 주가수익비율(PER)이 금융위기 당시 저점보다 낮아진 만큼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차 회복 가능 PER은 글로벌 금융위기 최저점인 6.3배로 코스피 7400대, 2차는 장기 평균 하단인 7.4배로 8700대"라고 제시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코스피 지수는 5150선을 최악의 마지노선으로 두고 이후 잠복한 불확실성 경과를 확인하며 6350선까지의 기간 조정 국면 내 계단식 저점 상승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이미 과도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힘을 보탠다. 5~7월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103조원으로 시가총액 대비 2.4%에 달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저점 당시(2.2%)를 웃돈다. 반면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에는 5월 27억달러가 빠져나간 뒤 6월 6억달러, 7월 41억달러가 순유입되며 수급 전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말 시행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도 변동성을 진정시킬 변수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해당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 이상으로 올리고 개인별 투자한도를 총투자액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규제가 실제 변동성을 얼마나 줄일지는 시행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

그동안 소외됐던 코스닥이 8월 반등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닥은 대형주 레버리지 쏠림과 개인 이탈이 겹치며 펀더멘털 이상으로 주가가 빠진 수급 공백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규제와 정책 동력이 코스닥의 과대한 낙폭을 정상화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낙폭과대·실적 상향주를 중심으로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바닥이 온 것을 받아들이고 비중을 줄이지 않되 급등락 자체를 매수·매도의 이유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금리가 단기에 쉽게 내려오기 힘든 상황에서 증시가 다시 고점을 그리는 추세적 반등에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변동성에 노출되는 기간을 좀 더 버텨야 할지도 모른다. 한국 주식의 의미 있는 반등에 필요한 트리거는 결국 금리 안정과 더 큰 내러티브"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