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공모주 시장, 8월부터 온기 돈다…AI·바이오 새내기株 출격

입력 2026-08-03 09: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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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신규 상장·수요예측·일반청약 건수 동반 증가…AI·바이오·로봇 출격
상반기 공모 규모 48.7%↓…중복상장 규제·증시 변동성에 투심 위축
증권가 "3분기 말부터 회복 기대" vs "단기간 반등은 어려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중복상장 규제 불확실성과 증시 변동성 확대로 얼어붙었던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8월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규 상장과 수요예측·일반청약 일정이 전월보다 늘어난 데다 AI와 바이오, 반도체, 로봇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공모 절차에 나서면서다. 다만, 새내기주 대부분이 공모가를 밑도는 등 투자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만큼 본격적인 시장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8월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은 5곳으로 전월(4곳)보다 1건 늘었다. 5사 모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며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 기업은 없다.

기업별 일정을 살펴보면 패션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기업 딜리셔스가 오는 12일 가장 먼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케이앤에스아이앤씨(14일) ▲인제니아(18일) ▲니어스랩(24일) ▲해치텍(25일) 등이 뒤를 잇는다.

또한 이달 예정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스팩 포함)은 각각 7건, 8건으로 전월(4건·3건) 대비 3건, 5건씩 늘었다. 수요예측은 지난달 31일 시작해 오는 6일 마무리되는 기도산업을 시작으로 ▲해치텍·니어스랩(3~7일) ▲빅웨이브로보틱스(4~10일) ▲스카이랩스·브릴스(14~21일) ▲엔에이치스팩34호(24~25일) 등이 순차적으로 나선다.

일반청약의 경우 ▲딜리셔스(3~4일) ▲케이앤에스아이앤씨(4~5일) ▲기도산업(11~12일) ▲해치택·니어스랩(12~13일) ▲빅웨이브로보틱스(13~14일) ▲브릴스(25~26일) ▲스카이랩스(26~27일) 등이 실시한다.

공모 절차에 나선 기업 수가 많은 만큼 업종도 다양하다. 현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AI(인공지능)와 반도체뿐 아니라 바이오, 패션, 로봇, 팹리스 등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상장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앞서 올해 상반기 국내 IPO 시장은 중복상장 규제 불확실성과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공모 규모가 크게 위축된 바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IPO 공모 금액은 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감소했다.

이후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6일 중복상장 관련 규정·가이드라인 잠정안을 공개한 이후 31일 최종안이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중복상장 제도 개선을 위한 한국거래소 상장·공시 규정 개정안'은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은 물적분할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모회사가 이른바 '3% 룰'을 적용해 주주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합산 기준 3%까지만 인정되며, 참석 주주의 과반 동의와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 함께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 영향 평가 실시 ▲주주 보호 방안 마련 ▲주주 소통 ▲이사회 의결 ▲공시 등 5대 의무가 새롭게 부과됐다. 중복상장 여부를 심의하는 특별위원회 역시 전원 독립 이사 체제로 운영하도록 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이에 신규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 건수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예비 심사를 신청한 기업(코넥스, 스팩, 리츠 제외)은 14곳이다. 예비 심사 신청 기업은 지난 4월 14곳, 5월 13곳, 6월 10곳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다시 늘어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중복상장 관련 제도 정비가 이뤄지면서 그동안 관망세를 보였던 기업들이 다시 상장 절차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IPO를 염두에 두고 사업 구조를 개편하거나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던 기업들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기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다만,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실제 심사 사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고 규정 해석과 요건 충족을 위한 준비 기간도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IPO 시장이 급격히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기업들이 거래소의 첫 심사 사례를 지켜보며 상장 시기를 조율하는 이른바 '눈치 보기'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펼치고 있어 신규 상장 기업 증가가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31일 기준 올해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30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24.07%로 27개 종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상승 종목은 코스모로보틱스(145.7%), 마키나락스(33.3%) 2개에 그쳤으며 올해 유일하게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케이뱅크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다수의 심사 청구 및 심사 승인 기업이 대기하고 있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도 남아 있어 IPO 시장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세부 운용 전략과 시장 환경에 따라 기업별 성과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상반기 대비 IPO 심사 청구 기업 수가 소폭 증가한 만큼 3분기 말부터 4분기까지는 점차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올해 7월 상장 기업 수와 공모 규모는 여전히 과거 평균을 밑도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