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빠지긴 했지"…연준 매파적 동결에도 국내 증시 반등 시도

입력 2026-07-30 10: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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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5회 연속 동결에도 인상 반대표 3명…뉴욕증시 약세
반도체·고금리·고유가 겹악재에도 코스피 2% 상승 중
"과매도 국면 진입"…증권가, 8월 대형주 실적에 반등 기대

(사진=연합)
(사진=연합)

미국발(發) 겹악재 속에서도 연이틀 폭락하며 5000대까지 밀렸던 코스피가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동결'로 장기 국채금리가 치솟고 뉴욕증시가 급락한 데다 국제유가까지 다시 뛰었지만 과도한 낙폭에 따른 반발 매수가 겹악재를 딛고 지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올해 1·3·4·6월에 이은 다섯 번째 연속 동결이다. 다만 표결은 만장일치였던 6월과 달랐다. 12명 중 3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같은 방향의 반대표가 3표 나온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연준 내부의 긴축 압력이 그만큼 커졌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느슨한 물가 목표는 없으며 목표는 오직 2%뿐"이라며 물가 안정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다만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구체적 신호를 주지 않은 채 "이번 결정은 이야기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라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은 즉각 긴축 신호로 반응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9% 내린 5만1594.14에 마감하며 1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4%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5.33% 급락했다.

반도체주 낙폭이 특히 컸다. 예상치를 밑돈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이 마이크론(-9.94%), 샌디스크(-7.32%) 등 글로벌 반도체주 전반에 충격을 줬고,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2.6% 내렸다. 엔비디아도 3.55% 하락했다.

빅테크 실적도 엇갈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43% 늘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아 시간외 거래에서 강세를 보였다. 반면 메타는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6.18달러로 예상치(7.22달러)를 밑돈 데다 자본지출 확대로 잉여현금흐름이 1년 새 9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며 시간외에서 7% 급락했다. AI 투자 부담이 수익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재차 확인된 셈이다.

채권시장도 요동쳤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5.21%로 전장보다 0.11%포인트 올라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0년 만기 금리도 4.71%를 터치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0.04%포인트 내린 4.24%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은 점을 반영해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무력 공방 재개로 브렌트유가 7.9% 급등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서 물가 불안을 키웠다.

◆코스피, 반도체·유가 겹악재에 위기감 지속

간밤 미 증시 급락에 이미 이틀 연속 폭락한 국내 증시는 반등 중이다. 최근 이틀간 코스피는 낙폭만 1092.51포인트(16%)에 달했던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지난달 19일 전고점(장중 9385.59)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45% 넘게 빠진 상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8.53포인트(0.33%) 오른 5681.77로 출발한뒤 등락을 거듭하다가 10시32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3.59% 오른 5866.60에 거래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639억원, 6776억원 순매수하는 가운데 개인은 1조1358억원어치 순매도 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들은 강세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연결 매출 171조4995억원, 영업이익 89조49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1813.8% 급증한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일 대비 4.08% 상승 중이다. 시장 기대를 밑돈 실적과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 여파로 전일 급락했던 SK하이닉스도 2.00% 상승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7.90%)·KB금융(6.18%)·삼성바이오로직스(2.91%) 등도 저가 매수가 몰리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58% 상승한 673.16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이 홀로 916억원어치 순매도하는 가운데 외국인·기관이 각각 395억원, 506억원 매수 우위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락을 기업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과도한 조정으로 보고 지수 반등에 무게를 싣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코스피 역사상 처음이고, 7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33%대로 역대 최저 월간 수익률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 자체가 과매도와 바닥권 진입의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는 "주도주인 반도체를 둘러싼 부정적 내러티브가 형성되는 시기일 뿐 실적 추정치가 꺾이는 등 펀더멘털 훼손이 현실화하지는 않았다"며 "8월 초까지 예정된 대형주 실적 이벤트를 거치며 추정치가 재차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5150~6350포인트로 제시하며 "5150선을 최악의 마지노선으로 두고 불확실성의 경과를 확인하며 계단식 저점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6000대 내외에서는 투매보다 보유가 낫다"며 "AI 수익성 개선,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전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의 실효성 확보 등이 추세 반전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금 시장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에 매몰되어 있지만 이 부분이 금리와 유가 등 매크로 이슈로 확산될 경우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개연성이 있다"며 "최근 국내 증시의 높은 하방 위험에도 '반등'을 낙관했던 이유는 미국 증시의 견고함과 매크로 변수의 안정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근거가 약화된다면 시장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불안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