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뇌전증' 앓았던 50대 여성, 장기기증으로 6명 살려

입력 2026-07-23 16: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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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간·신장·안구 기증한 천사
자신처럼 아픈 사람 볼 때면 따뜻하게 대하기도

어릴 적부터 뇌전증을 앓았던 윤명애(54) 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장기기증을 하면서 6명의 목숨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어릴 적부터 뇌전증을 앓았던 윤명애(54) 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장기기증을 하면서 6명의 목숨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어릴 적부터 뇌전증을 앓았던 50대 여성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장기기증을 하면서 6명의 목숨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윤명애(54) 씨가 폐와 간, 신장 양측, 안구 양측을 기증하고 영면에 들었다고 23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윤 씨는 지난달 27일 가족과 식사 도중 호흡 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윤 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

윤 씨의 가족은 고인이 평소 자신처럼 몸이 아픈 사람들을 각별히 걱정했던 만큼, 마지막으로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

서울에서 1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난 윤 씨는 잦은 발작과 언제 증상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홀로 외출하거나 구직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가족의 권유로 문화센터에서 퀼트를 배우기 시작했다.

또 윤 씨는 어머니가 여러 차례 병원에 입원했을 때 형제들을 대신해 간병을 도맡았다. 주변에서 누군가 아프다는 소식이 들리면 자신의 일처럼 걱정하곤 했다.

윤 씨의 맏언니는 "조금이라도 더 밖으로 나가 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잔소리를 많이 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먼저 떠난 아버지 곁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자신도 오랜 시간 치료를 이어 왔음에도 주변의 아픔을 살폈던 윤명애 님의 따뜻한 삶이 생명나눔으로 이어졌다"며 "힘든 이별의 순간에도 숭고한 결정을 내려주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