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난투극·보이스피싱 의혹까지…폭력조직 실체 드러나
정치깡패 고(故) 이정재를 조직의 '정신적 지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진 폭력조직 '동대문파' 조직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동대문파 조직원 21명과 연합 관계인 상계파·이글스파·이태원파 조직원 19명 등 모두 40명을 붙잡았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동대문파는 과거 정치깡패로 알려진 고 이정재의 '동대문사단'을 계승한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경찰은 실질적인 계승 관계라기보다 대중문화 속 협객 이미지를 조직 결속에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우호 조직 행사에 집결해 이른바 '병풍' 역할을 하며 세력을 과시하고, 다른 조직과 충돌이 발생하면 즉시 투입되는 비상타격대 역할도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 내부 규율을 어겼다는 이유로 선배 조직원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어금니가 탈구되는 등 중상을 입은 사례도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올해 2월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식당에서 상대 조직과 시비가 붙자 동대문파와 연합 조직원들까지 현장으로 모이면서 약 50명이 대치하는 집단 난투극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대문파 조직 자체를 폭력범죄단체로 입건했다. 해당 조직이 폭력범죄단체 혐의를 적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사 과정에서는 1996년 이후 발생한 노점상 갈취와 재건축 이권 개입, 집단 패싸움 등이 동일 조직의 활동이라는 점에 주목해 세대별 계보를 재구성했다.
또 조직원들의 폐쇄회로(CC)TV 영상과 통화기록, 합숙소 생활, 수감 중인 선배 조직원 접견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세대가 교체된 이후에도 조직의 위계와 역할 체계가 유지된 것으로 판단했다.
폭력범죄단체는 가입하거나 활동한 사실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지만, 일반 조직원은 2년 이상, 간부는 7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어 혐의 입증 기준이 엄격한 범죄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동대문파가 폭력 범죄 외에도 중국 칭다오 소재 보이스피싱 조직의 합숙소 관리와 국내 대포통장, 현금 수거책 관리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폭력조직과 함께 개인정보 거래와 투자리딩방 운영에도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범죄단체의 개별 범죄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며 "젊은 층의 조직 유입을 차단하고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는 조직폭력 범죄에 수사 역량을 집중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