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악어 푼 해자라니… 논란의 이스라엘 교도소

입력 2026-07-23 14: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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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 들여 170m 길이 해자 건설
가자지구 구호선단 조롱했던 벤 그리브 장관
트럼프 1기 때 불법이민자 단속 방안 언급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열린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열린 '예루살렘의 날' 행진에 참가한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교도소 주변에 해자를 파고 그곳에 악어를 풀어 탈옥을 막겠다는 시도가 이스라엘 정부 차원에서 나왔다. 정치적 수사 정도에 그치는 발언이 아니라 실행 단계를 밟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와이넷(Ynet)은 22일(현지시간) 자국 국가안보부 등 당국자들의 전언을 바탕으로 남서부 네게브 사막에 있는 케치오트 교도소가 그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약 170m 규모의 해자 건설에는 2천100만 세켈(약 101억원)이 책정됐다.

와이넷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테러범과 보안사범들이 이곳에 수감돼 있다. 지난해 가자지구 구호선단 활동을 펼치다 체포된 김아현 씨가 수감됐던 곳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이는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극우 성향의 정치인으로 여러 차례 외신에 소개된 바 있다. 최근에는 가자지구 구호선단의 활동가들을 조롱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은 인물이다.

벤 그비르 장관실은 성명을 통해 "단순한 위협용 쇼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며 "교정당국은 모든 채비를 마쳤다. 악어 사육·관리부터 휴식 공간 조성에 이르기까지 매우 상세한 계획이 수립돼 있다"고 밝혔다. 환경보호부도 나섰다. 이디트 실만 환경보호부 장관은 나일악어를 관리 대상 야생동물로 분류해 교도소에서 사육할 수 있게 했다.

이스라엘 케치오트 교도소 전경. 연합뉴스
이스라엘 케치오트 교도소 전경. 연합뉴스

반대 목소리도 있다. 이스라엘 자연공원청은 "악어를 구금 시설의 보안 수단으로 도입하는 것에 대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전문적이거나 과학적인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수명이 긴 외래종 대형 포식자를 생태계에 들여오는 것은 이스라엘의 자연환경과 대중 모두에게 다양하고 수많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교도소 내 보안 사범들에 대한 억지력 차원에서 악어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실만 장관은 "우리는 적들이 알아듣는 방식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비슷한 조치를 실행에 옮기진 않았어도 아이디어로 언급한 건 이전에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이민자들의 국경 월경을 막을 묘책으로 내놓은 것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그가 사적인 자리에서 보좌관에게 국경 주변에 해자를 파고 뱀이나 악어를 풀어놓는 데 필요한 예산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