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대 팔로워 1만8000명으로…밈·트렌드로 투자자 공감 이끌어
온라인 소통, 계좌 개설·자금 이전 반응으로
재미 넘어 투자정보 콘텐츠도 확대
"예전에는 금융회사가 과묵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도 신뢰를 느꼈다면 요즘에는 친근하고 다정한 기업에 신뢰를 느끼는 것 같아요."
딱딱한 금융정보 대신 투자자의 희로애락을 밈(Meme)으로 풀어내며 주목받고 있는 LS증권 인스타그램. 그 중심에는 2020년 입사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무를 맡아온 김현우 LS증권 디지털마케팅팀 선임매니저가 있다.
현재 SNS 운영과 브랜드 마케팅을 함께 맡고 있는 김 선임매니저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밈과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LS증권 인스타그램의 색깔을 바꿔왔다.
LS증권에 합류했을 당시 2000명대였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현재 1만8000명을 넘어섰다. '그럼 숏쳐' 등 투자자들의 경험을 재치 있게 풀어낸 콘텐츠가 인스타그램을 넘어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면서 팔로워 증가세도 가팔라졌고 LS증권 인스타그램은 증권업계에서도 눈에 띄는 계정으로 자리 잡았다.
◆10분 만에 뚝딱, 때론 두 달 고민… 핵심은 '공감과 수위'
콘텐츠 제작의 시작은 '모니터링'이다. 투자 관련 이슈는 회사 리서치센터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살피고 밈과 트렌드를 찾기 위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물론 다른 업종의 기업 계정까지 찾아본다.
활용할 만한 밈을 발견하면 미리 콘텐츠를 만들어 놓기도 하지만 실제 게시 시점은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 상승을 소재로 만든 콘텐츠를 증시가 급락한 날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장에 갑작스러운 이슈가 발생하면 곧바로 콘텐츠를 만들어 게시하기도 한다.
LS증권 인스타그램을 외부에 알리는 계기가 된 '그럼 숏쳐'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원래 밈에 사용된 표현을 금융회사 공식 계정에서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를 대신할 문구를 찾는 데만 한두 달을 고민했다.
김 선임매니저는 "좋은 소재가 있고 대사와 그림이 간단하면 10분도 안 걸릴 때가 있다"면서도 "'그럼 숏쳐'의 경우 원래 표현을 그대로 쓰기는 어려울 것 같아 어떤 표현으로 바꿀지 한두 달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고민 끝에 나온 콘텐츠는 예상보다 큰 반응을 얻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게시물이 확산되면서 '그럼 숏쳐'를 활용한 이모지로도 이어졌다. 만우절을 맞아 이모티콘 출시를 소재로 콘텐츠를 올리자 실제로 출시해 달라는 이용자들의 요청이 이어졌고 이후 텔레그램 이모지를 제작해 배포했다. 현재 수천명이 해당 이모지를 사용하고 있다.
밈을 활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강한 표현을 택하는 것은 아니다. 김 선임매니저가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투자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시장 하락이나 투자 손실을 소재로 삼을 때는 같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을 찾는 데 신경을 쓴다.
금융회사인 만큼 투자 권유나 금융상품 홍보와 관련된 콘텐츠는 내부 심의를 거친다. 다만 밈의 표현이나 이용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위는 김 선임매니저가 직접 고민해 결정한다. 회사 내부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제한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 선임매니저는 "증권사 직원인 동시에 한 명의 개인 투자자인 만큼 같은 시장을 경험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소통하려 한다"고 말했다.
◆'좋아요' 보다 '공유'…이용자 행동으로 이어진 소통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입사 당시 개인적으로 세웠던 팔로워 1만명이라는 목표는 이미 넘어섰다. 최근 김 선임매니저가 눈여겨보는 지표는 '좋아요'보다 '공유'다.
이용자들이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친구나 지인에게 직접 보내면서 일부 게시물은 좋아요보다 공유 횟수가 더 많기도 하다. 단순히 게시물을 보고 지나치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에게 직접 전달한다는 점에서 공유 수를 이용자 공감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보고 있다.
SNS 활동이 실제 회사 수익이나 계좌 개설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정확하게 측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의 반응에서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김 선임매니저는 "댓글로 'LS증권 계좌를 만들고 싶어졌다'고 남겨주시는 분도 있고, DM으로 'LS증권 테헤란 지점에 갈 건데 SNS를 보고 왔다고 하겠다'거나 실제로 자금을 옮겼다고 알려주시는 분들도 있다"며 "처음 SNS를 시작할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과묵한 신뢰에서 친근하고 다정한 신뢰로"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달라진 개인 투자자들의 모습도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과 시장에 대한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소비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증권사 역시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기보다 이들의 대화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김 선임매니저는 이러한 변화가 금융회사가 신뢰를 얻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정확한 투자 정보와 오랜 업력이 주는 전통적인 신뢰와 함께 이용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신뢰도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우 선임매니저는 "예전에는 정통성 있고 정확한 투자 정보나 오래된 브랜드가 주는 신뢰가 있었다면 이제는 친근하고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데서 오는 신뢰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앞으로 투자를 접하는 세대들은 과묵한 기업보다 친근하고 다정하게 소통하는 기업을 더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투자자들이 편하게 찾아와 웃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유튜브까지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채널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