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운송비 협상 24일째 평행선…노사 갈등 장기화에 건설현장 '차질'

입력 2026-07-22 15: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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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열린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대경권지역본부 대구지부 임단협 쟁취 2차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운송 차량 번호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열린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대경권지역본부 대구지부 임단협 쟁취 2차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운송 차량 번호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지역 레미콘 운송비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다. 노조는 수도권 수준의 운송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20일 넘게 전면 휴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레미콘 제조사들은 건설경기 침체와 출하량 감소를 이유로 맞서면서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협상 장기화로 지역 토목·골조 공사 현장에서도 레미콘 공급 차질이 나타나는 등 건설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동조합 대경권지역본부 대구지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운송을 전면 중단한 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현재 회당 6만5천500원 수준인 운송단가를 수도권 수준인 8만1천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지역 레미콘 제조사들은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출하 물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20%가 넘는 운송단가 인상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전날까지 다섯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운송단가를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오는 23일 6차 교섭을 열고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레미콘 제조업계는 운송단가 인상이 경영 부담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호소한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레미콘 출하량은 162만㎥로 전국 9천766만㎥의 1.7%에 불과했다. 제주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적은 수준으로, 지역 건설경기 위축이 레미콘 업계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운송 중단이 길어지면서 건설현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대구에서는 토목·골조 공사가 진행 중인 8개 공동주택·주상복합 건설현장에서 레미콘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레미콘은 생산 후 일정 시간 안에 타설해야 하는 자재인 만큼 운송이 중단되면 공정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이 못들어 오다 보니 크고 작은 공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어쩔 수 없이 타설과 관련이 없는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공공 발주기관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구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레미콘 운송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공기 연장과 간접비 증가 등으로 공사비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레미콘 공급 차질이 계속되면 시공사의 기성금 감소는 물론 협력업체와 장비업체, 현장 근로자들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기간 연장 여부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사가 조속히 합의점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