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래커칠 시위 첫 재판…재학생들 혐의 전면 부인

입력 2026-07-22 1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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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커칠은 인정했지만 "시설 가치 훼손은 없었다" 주장

21일 서울 동덕여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동덕여대는 지난해 11월 남녀공학 전환 관련 학생들의 래커칠 등 시위로 인한 학교 측 피해 보상 문제로 의견 대립 중이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동덕여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동덕여대는 지난해 11월 남녀공학 전환 관련 학생들의 래커칠 등 시위로 인한 학교 측 피해 보상 문제로 의견 대립 중이다. 연합뉴스

지난 2024년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하며 교내 점거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동덕여대 재학생들이 첫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보라 판사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방해, 공동퇴거불응,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당시 총학생회장 최모 씨 등 11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2024년 11월부터 12월까지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방침에 반대하며 24일 동안 본관을 점거하고, 교내 시설물에 래커를 칠하는 등 시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인 가운데 이모 씨는 총장 비서실 직원이 사무실을 나가지 못하도록 문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워 출입을 막은 혐의도 적용됐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 측은 검찰이 제시한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학생들의 행동으로 교직원의 업무가 실질적으로 방해됐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일부 지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력을 행사하거나 고의적으로 업무를 방해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공동퇴거불응 혐의에 대해서도 공소장에 기재된 기간 동안 점거 장소에 머문 사실이 없거나 학교 측의 퇴거 요구를 직접 전달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총학생회장이었던 최씨 측은 학교의 요청에 따라 학생들에게 퇴거를 안내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을 뿐이라며, 학생들을 실제로 해산시킬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피고인들 역시 청소나 물품 관리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현장을 방문했을 뿐 점거를 목적으로 머문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교내 시설물에 래커를 칠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시설의 기능이나 가치가 훼손된 것은 아니므로 재물손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오는 9월 16일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한 피고인 측 의견을 확인하는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동덕여대는 점거 농성으로 약 46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총학생회장 등 21명을 경찰에 고소했으나 이후 고소를 취소했다.

다만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혐의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가 가능한 비친고죄인 만큼 경찰은 수사를 계속 진행했고, 지난해 6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동덕여대 재학생연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학 내부 갈등으로 발생한 사건에 형사처벌을 강행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기소 결정은 학생 공동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