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지급 기한 연장' 안내
"1달치 대금 3천만원 정산 지연"
파산 시엔 보증금 회수도 불투명
대구 지역 홈플러스에서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홈플러스 지점에 입점한 점주 일부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거래처 이탈·납품 중단 등으로 자금난 심화를 겪어 왔다. 홈플러스 파산이 현실화할 경우 지역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수천만원 정산 지연
달서구 홈플러스 성서점에서 스포츠 의류·잡화 매장을 운영하는 A(44) 씨는 지난 5월분 판매대금 약 3천만원을 아직 받지 못했다. 이달 초에는 밀린 정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나오면서 날벼락을 맞았다.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한 뒤로는 매달 정산이 며칠씩 늦어졌다는 게 A씨 설명이다.
A씨의 경우 홈플러스에 정산금을 받아 브랜드 본사로 물품대금을 보내야 하는데, 정산이 밀리면서 이 또한 보내지 못하고 있다. 대금 입금 지연으로 상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영업에 차질이 생겼고, 브랜드 본사와 계약에 따라 발생하는 지연이자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A씨가 추가로 정산받아야 하는 6월분 판매대금은 약 3천만원으로, 두 달분을 합치면 6천만원에 달한다. A씨는 "5월분 정산금이 안 들어왔는데 6월분을 받을 수 있겠느냐. 홈플러스 본사 측으로 문의를 보내도 답이 없고, 어디 물어볼 데도 없어서 마냥 기다리고 있다"면서 "대금 입금이 더 늦어지면 브랜드 본사에서 계약을 해지할 수 있어서, 중간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쫓겨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산 현실화 위기감
같은 지점에서 다른 의류·잡화 매장을 운영 중인 B씨도 판매대금 약 5천만원을 아직 받지 못했다. A씨와 B씨는 판매 결제액을 홈플러스가 먼저 수취한 뒤 운영 수수료 등을 제외한 금액을 정산받는 구조로 영업해 왔다. 홈플러스의 대금 정산주기는 월 판매 마감일로부터 30~45일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홈플러스 측은 정산일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입점 점주 앞으로 '대금 지급기한 연장의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보내왔다. 홈플러스는 공문을 통해 "지난 5월 1~31일 발생한 매출대정산금을 약정 지급기일인 6월 30일에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급 예정일은 별도 안내할 예정"이라면서 "너른 양해를 부탁드리며, 대금 지급 시 지급 연장에 따른 지연이자 상당액도 함께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점에선 최근 일부 입점 매장이 브랜드 본사 방침 등에 따라 점포 정리를 시작한 상황이다. 지난 9일부터는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부문에서 대부분 품목에 대한 50% 할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파산 현실화 우려가 커졌다. 일부 지점에서는 시설관리·청소 등 외주 인력 이탈로 인한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조기 폐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쇼핑몰 영업 지속해야"
지연 정산금에 더해 입점 점주들 보증금 등을 고려하면 파산이 현실화하는 경우 손실 규모가 급격히 불어날 수 있다. 성서점에 입점해 22년간 사진관을 운영해 온 C씨는 브랜드 본사를 통해 홈플러스에 보증금 약 4천500만원을 낸 상태다. C씨는 지난 2024년 11월 입점 계약 조건을 변경하면서 재계약을 맺었는데, 당시 약 2천500만원을 투자해 매장 리뉴얼 공사도 진행했다. C씨 재계약 시점은 홈플러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불과 4개월 전이다.
C씨는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전혀 몰랐다. 어떤 조짐도 느끼지 못했고, 일이 터질 줄 알았으면 당연히 재계약을 안 했을 것"이라면서 "여기는 오래 근무한 사람들이 많다. 일은 해야 하는데, 이 나이에 다른 데 가서 뭘 할 수도 없고 갑갑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일부 지점에선 임차 점주들이 있는 쇼핑몰 구역이라도 정상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성서점 입점 종사자 50여 명은 10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원실을 방문해 '연명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영업권 보장과 긴급 행정·금융 지원창구 개설 등을 요청했다.
성서점 내 패션의류 매장 운영자인 D씨는 "15년간 이곳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고 일해 왔는데,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돼 상상도 못할 충격을 받았다. 혼자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중인데, 여기서 나가면 실업자가 된다"면서 "개인이 모여 지역을 이루고 나라 경제를 이루는 만큼 공공에서도 발 벗고 나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