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레미콘 운송노조 무기한 휴업…열흘째 지역 레미콘 공급 중단
장마철 호우에 흙 제방 '위태'…지자체·시공업체 대책 마련 '부심'
대구 지역 레미콘 운송노조의 무기한 휴업이 길어지면서 장마철 재해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침수나 토사 유출, 배수 불량, 사면 붕괴 등 재해 위험이 큰 정비 사업 현장들이 레미콘 공급 중단 여파로 멈춰 선 탓이다.
대구 지역 레미콘 운송노조는 지난달 29일부터 운반비 인상과 단체협상 등을 이유로 무기한 휴업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따라 행정기관과 시공업체들은 콘크리트 대신 모래 포대를 보강하고 타 지역 레미콘 확보를 시도하고 있지만 공급 재개 외에는 근본적인 대안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레미콘 공급 중단에…비만 오면 가슴 '철렁'
9일 오후 대구 군위군 소보면 보현1리 소교량 개체 공사 현장. 거세진 빗줄기에 끊어진 수로를 따라 물이 콸콸 흘러내렸다. 교량 옆에는 사면 붕괴를 막는 대형 모래포대가 쌓여 있었고, 새 교량이 들어설 자리에는 흙탕물이 흘렀다.
한쪽 교각이 될 자리에는 일자로 대형 거푸집이 들어선 상태. 다른 교각이 될 자리에는 기초 공사에 쓰일 버림 콘크리트 대신 짙은 흙탕물만 가득했다.
열흘째 이어진 레미콘 운송노조 휴업으로 공사 자체가 중단된 탓이다.
인근에 위치한 소보면 위성1리 백골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위천으로 이어지는 소하천은 제방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짙은 흙탕물이 흘렀다.
너비 4m, 높이 7~10m 규모인 제방은 흙과 모래로만 쌓아 올렸다. 제방 우측은 농경지로 토사가 흐르지 않도록 부직포를 덮어둔 상태였다.
군위군은 다음달 10일까지 기존 제방에 호안블록을 다시 설치하고 제방 위쪽은 콘크리트로 포장할 계획이었지만 역시 공사가 멈춰선 상황이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군위군에 공사 중지 요청을 하고 일부 구간은 하천 바닥 침식을 줄이도록 조치를 한 상태"라며 "집중 호우 피해가 나지 않도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하천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인 삼국유사면 학암천을 비롯해 효령면 덕동천, 산성본 화본자연재해위험 개선지구, 군위읍 대흥지구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효령면 중구2지구 위험개선지구 등도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는 재해위험지구는 아니지만 토사가 흘러 긴급 복구가 필요한 민가 주변이나 소하천 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책 마련 나섰지만…노사 협상은 '난항'
군위군은 일부 소하천 구간은 대형 모래포대를 준비하거나 타 지역에서 레미콘 공급을 받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호안블록을 모래포대로 대체할 경우 공사비가 크게 늘어나고, 타 지역의 레미콘 공급도 운송노조의 반발 등으로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군위군 관계자는 "일단 레미콘 공급을 막지 않는 지역으로 공급선을 바꾸고 장비를 대기하는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일한 해법인 레미콘 운송 노조와 제조사 간의 협상은 갈수록 꼬이는 모양새다.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조는 레미콘 운반비를 수도권 수준인 1회 당 8만1천원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대구 지역 운반비는 6만5천500원이다.
황장욱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조 대경권지역본부 대구지부장은 "레미콘 업계는 건설 물량이 많을 때는 수입이 높다고 미루고, 건설 경기가 나쁠 때는 업황이 좋지 않아 인상이 어렵다고 피한다"고 주장했다.
레미콘운송노조는 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조합원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차량 번호판을 목에 걸고 집회를 열었다.
이와 관련, 지역 레미콘업체 한 관계자는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노조측의 요구는 과도하다"면서 "5천원 수준에서 단계별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