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에게 "사기꾼" 꾸중한 교사…대법 "아동학대는 아냐"

입력 2026-07-07 19: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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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이미지. 매일신문 DB
재판 이미지. 매일신문 DB

학생에게 "사기꾼. 너희들은 쟤처럼 거짓말하는 애가 되지 말라"는 등 발언을 해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50대 초등학교 교사에게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7일 법조계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학교 교사 A(58)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2심 판결을 지난달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2019년 6월 체육수업 수행평가 중 한 학생으로부터 "일부 평가항목을 하지 못했다"는 항의를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기억과 다른 학생들이 지켜본 내용을 종합해 이 학생이 거짓말을 한다고 판단해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생이 이어진 수업 시간에서도 계속해서 큰 소리로 항의하자, A씨가 이 학생에게 교실 뒤로 나가게 한 뒤 반성문을 쓰게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같은 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그에게 "너 왜 거짓말 해. 사기꾼. 너희들은 쟤처럼 거짓말하는 애가 되지 마라. 꼴 보기 싫어",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라고 말하며 반성문을 쓰게 했다.

또 당일 알림장 애플리케이션(앱)에는 그 학생을 지칭해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꾸며서 자세히 울면서 억울하다면서 천연덕스럽게 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봤다고 하는데도 끝까지 우기고 울면서 억울하다고 거짓말을 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A씨는 이튿날 학생의 부친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화가 나 학생을 학교 연구실로 데려간 뒤 "너희 부모는 너 유치원 다닐 때도 난리였지? 아니 난리를 쳤겠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런 A씨의 행위가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며 재판에 넘겼다.

1·2심은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행위에 부적절한 면이 있지만 정서적 학대로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수업시간 발언과 게시 행위의 계기가 된 피해아동의 행위는 교실에 있던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담임교사인 피고인의 교권을 침해하는 수업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행위가 담임교사로서 재량권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보인 태도, 아동의 성향 등에 비춰 피고인의 행위들이 아동의 인격을 직접적으로 비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교육적 조치 중에 아동의 거짓말이 심각한 잘못이라는 점을 강조하다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피해아동을 따끔한 지적으로 진정시키려는 의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A씨의 행위로 학생의 정신건강이나 정서적 발달이 저해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A씨가 학부모의 전화를 받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아동이 자신의 부모에게 수행평가 실시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거짓으로 말했다는 피고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훈계·훈육 등의 교육적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판단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파기환송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