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노주 경북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2025년 대구의 전입자는 약 26만8천 명이었고 전출자는 약 27만2천 명이었다. 전체 연령대 순유출이 4천 명이었다. 그런데 눈여겨볼 대목은 20세부터 29세까지 청년층에서 4천6백 명의 유출이 발생했다. 이것은 20대가 아닌 다른 연령대에서는 도리어 6백 명이 유입됐지만 유독 20대 연령층에서 유출이 심했음을 나타낸다.
20대 청년이 떠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고 대학 경쟁력 강화로 국내외 유학생을 더 많이 유치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수용하는 '샐러드 볼'(Salad Bowl) 도시가 돼야 한다.
지난 6월 18일 매일신문 박성현 기자는 대구권에서 대학을 나온 청년들이 일제히 서울로 떠나는 원인을 대구에 초봉 3천만 원 일자리가 부족한 데서 찾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기업이 아니라 품위 있게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세후(稅後) 월급 200만~250만 원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구는 전체 기업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이며, 이들 대부분이 노동집약형 또는 하청업에 머물고 있다. 이들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초봉 3천만 원의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해야 청년들을 모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과 대학 산학협력단 간의 연계를 강화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은 기업·대학·시(市)가 협의하여 해결하면 된다.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의 경우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과제를 제시하면 그 과제 해결에 적합한 교수진을 연결해 주고, 요구하는 기술에 특허를 가진 교수와 연결해 기술 이전이 되도록 하며, 특허까지는 아니지만 그 분야에 노하우를 지닌 교수진이 나서서 기술을 지도(coaching)하고 있다. 이러한 산학연계의 모범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절반(50.3%) 이상의 제조업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사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사업의 성장성 둔화가 이유인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다. 전환 희망 사업은 미래차·모빌리티(24.4%), 로봇·자동화(20%), 의료·바이오·헬스케어(14.4%) 분야다. 기업으로서는 사업 전환을 위한 기술 확보와 투자금 마련이 절실한데 기술 문제는 기업과 대학이, 투자금은 기업·시·금융권이 손을 잡고 풀어야 할 과제이다.
둘째, 떠나는 청년의 수(數) 이상을 데려와야 한다. 대구권 대학들이 경쟁력을 높여 국내외로부터 유학생을 더 많이 유치하면 된다. 경북대의 국내 유학생 유치를 살펴보면 2025년 한 해 동안 학부생 5천558명 중에 대구 밖에서 3천228명(52%)을 유치했으며 대학원생 1천7백 명 중에 대구 밖에서 581명(34%)을 유치했다. 같은 해 경북대 해외 유학생 유치 상황을 보면 1천660명(학부 632명, 대학원 617명, 기타 연수 및 교환학생)으로 전국에서 27위이다. 전국에서 4천 명 이상을 유치한 대학은 가천대,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인데 이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경북대 국제처에 따르면 해외 유학생들의 수업 실태, 주거 환경 등을 담당 교직원이 점검하고 있으며 특히 이슬람 문화권 학생들에게는 회합 장소를 제공하고 할랄 음식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외국 기관에서 대학의 랭킹을 조사할 때 '외국인 학생 비율'이 4대 고려 사항 중 하나이므로 대학으로서는 이래저래 '외국인 교수 비율' 고양(高揚)과 더불어 해외 유학생 유치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끝으로, 젊은 세대가 머물고 싶은 열린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획일적 잣대 대신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이 공존할 수 있어야 젊은 인재를 모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대구가 샐러드 볼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샐러드 볼은 서로 다른 재료가 자기 색과 맛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그릇에 담겨 요리를 이루는데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며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비유하는 표현이다.
과거의 산업 경쟁력은 자본과 노동력에서, 오늘날의 경쟁력은 창의와 혁신에서 나온다. 창의와 혁신은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거나 부딪힐 때 더 잘 생겨난다. 대구가 세대, 국적, 지역, 종교, 이념이 다른 사람들이 상생하는 샐러드 볼이 되길 고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