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式 인사, '청탁 불가·캠프 보은 없다'…대구시 조직문화 바뀌나

입력 2026-07-02 11: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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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모집·성과 중심 인사 예고…정무직·기관장 인선도 속도조절
"간부들과 직접 일해본 뒤 조직개편 이후 본격 인사" 전망

추경호 대구시장인 취임첫날인 지난 1일 대구시청 간부 공무원들과 점심 도시락을 먹으면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추경호 대구시장인 취임첫날인 지난 1일 대구시청 간부 공무원들과 점심 도시락을 먹으면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대구시 인사와 조직 운영 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관가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경호 대구시장의 인사 철학이 그동안 관례와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대구시 공직사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가에서는 추 시장의 인사 원칙을 '청탁 배제'와 '성과 중심'으로 요약한다. 기획재정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형성된 조직관리 방식이 대구시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추 시장은 인사 청탁을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가에서는 인사와 관련한 청탁이 오히려 당사자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능력과 업무 성과를 중심으로 인재를 발탁하겠다는 원칙이 확고하다는 것이다.

추 시장은 취임 첫날 간부들과의 회동에서 인사와 관련 "학연과 지연, 외부 청탁이 아닌 성과와 능력을 중심으로 공정하게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사 원칙은 엄격하지만 조직 운영 방식은 수평적이고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시장은 취임 첫날 별도의 오찬 행사 대신 간부들과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시정 현안을 논의했고, 오후에는 직원들과 격식 없는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선 교체 때마다 반복됐던 '선거 캠프 인사의 대거 시청 입성'도 이번에는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 시장이 당선인 시절 꾸린 시장직 인수위원회부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인수위원회 규모를 최소화하고 역할도 제한하면서 일부 위원들이 영향력을 과시하거나 '시장 측근'을 자처하는 행태를 원천 차단하려 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캠프 관계자는 "해단식 이후 캠프 인사들이 추 시장과 접촉해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이야기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며 "선거를 도운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는 기대감보다 아쉬운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추 시장도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사 원칙을 분명히 했다.

청년특보 인선과 관련해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공개모집 방식으로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모와 추천을 통해 후보를 발굴한 뒤 인사위원회를 거쳐 최적의 인재를 모시겠다"며 "청년 문제에 폭넓은 식견과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분을 찾겠다"고 말했다.

경제부시장 인선 역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 시장은 "당초 검토하던 부분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좋은 인재를 찾을 때까지는 제가 직접 관련 업무를 챙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인사 기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민선 8기 종료와 함께 공석이 된 대구시 산하 공사·공단과 출자·출연기관 기관장 및 임원 인선도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캠프 인사들이 대거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 분위기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관가의 평가다.

오히려 정치권 인사보다 행정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자를 선호하는 추 시장의 성향을 감안하면, 조기 퇴직한 공무원이나 전문 관료 출신 인사가 주요 보직에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청 내부 인사도 대규모 물갈이보다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취임 직후에는 조직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간부 인사만 실시한 뒤, 추 시장이 간부들과 직접 업무를 해본 후 오는 8월 조직개편에 맞춰 승진과 전보를 포함한 본격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구시의 한 간부 공무원은 "추 시장은 기획재정부 근무 당시에도 업무에는 매우 엄격하면서도 성과를 중시했고, 인사 청탁은 철저히 배격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며 "그동안의 대구시장들과는 인사와 조직 운영 방식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직사회에서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