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유틸리티 지수, 1주일간 0.68% 상승…산업지수 1위
AI 데이터센터·전력망 투자에 美 풍력 규제 완화 기대까지
관련 ETF도 동반 상승세…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은 변수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유틸리티주가 방어력을 입증하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미국 풍력발전 규제 완화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다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만큼 향후 주가 흐름은 정책 구체화와 실적 개선 여부가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유틸리티' 지수는 최근 1주일(6월 22~30일) 동안 0.68% 상승했다. 비록 소수점 수준의 상승률이지만, 코스피(6.36%)·코스닥(-5.22%)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거뒀고 거래소가 산출하는 40개 KRX 산업지수 중에서도 1위다. 거래량은 6075만주, 거래대금은 2조479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종목 가운데, 2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하락하는 등 주가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SK이터닉스와 대명에너지는 이 기간 각각 19.68%, 7.91% 오른 반면 ▲SGC에너지(-17.36%) ▲한전산업(-7.26%) ▲한국가스공사(-7.12%) ▲지역난방공사(-7.05%) ▲서울가스(-4.48%) ▲INVENI(-3.62%) ▲대성에너지(-3.09%) ▲한국전력(-2.37%) ▲삼천리(-1.04%)는 약세를 기록했다.
주요 투자 주체별로는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매수세에 힘을 실었고 개인과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기관은 ▲한국전력(353억원) ▲SK이터닉스(122억원) ▲삼천리(4억원) 등을 사들인 반면 개인은 ▲한국전력(-426억원) ▲한전산업(-34억원) ▲삼천리(-4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경우에도 ▲SK이터닉스(-173억원) ▲대명에너지(-13억원) ▲지역난방공사(-11억원) 등을 팔아치웠다.
최근 유틸리티 관련주들은 정부의 대규모 AI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관계 부처 합동으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분야 종합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인프라 확충 방안을 논의했다.
보고회에서 반도체는 빠른 투자를 통한 생산능력 조기 확충, 피지컬 AI는 새만금-대경권 양대 성장축 조성, AI 데이터센터는 울산, 동해, 세종 등 GW(기가와트)급 구축이 제시됐다. 국민보고회를 주재한 이재명 대통령은 "용수도 풍부하고 특히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 일대며 전력과 용수가 풍부하고 값싼 용지가 풍부한 지역을 새로운 사이트로 개발해야 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3대 메가프로젝트의 거점으로 호남 지역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재생에너지, SMR, 화력의 '조화로운 전원믹스'를 통해 전력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중에서도 재생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100GW'의 설치 목표를 또 한 번 강조했으며 BESS(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유연성 자원 투자도 늘릴 계획으로 이번 계획 이후 7월 말 발표가 예상되는 'K-GX'를 통해 재생에너지 설치 확대 계획이 또 한 번 강조,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풍력 금지 위헌 판결에 대한 항소 철회가 호재성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클린테크니카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풍력발전 프로젝트 개발을 전면 금지하려던 행정명령과 관련해 제기했던 항소 소송을 자진 취하했다. 이로 인해 그간 미국 내 풍력발전 생태계를 위축시켜왔던 광범위한 풍력발전 규제 조치가 법적 효력을 상실하면서 풍력발전 프로젝트들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회복되고 있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미국 전력·유틸리티 업계의 M&A(인수합병) 거래 규모는 203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 규모인 1417억달러보다 40% 이상 많은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151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87억 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에 글로벌 유틸리티 관련주들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들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유틸리티'는 1주일 동안 5.03% 상승했고 ▲KODEX S&P글로벌인프라(합성)(3.73%)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S&P글로벌인프라(합성)(2.25%)' ▲삼성액티브자산운용 'KoAct 미국천연가스인프라액티브(1.25%)'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풍력 시장에서 미국은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의 육상풍력 시장을 갖고 있으며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성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라며 "국내 풍력발전기기 관련 업체들 또한 미국 시장이 핵심적인 지역으로 미국 풍력 시장의 회복은 준비 중이던 프로젝트들이 재개되면서 빠르게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초 이후부터 꾸준히 높아진 주가로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지난 4년여 간의 주가 상승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의 가파른 랠리로 인해 현재 밸류에이션 멀티플은 단기적으론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에 주가도 5월 초순 이후 2개월 가량 조정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