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숙이 지음/ 문학세계사 펴냄
박숙이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웃음이 파먹은 밥'은 웃음으로 삶의 고단함을 감싸 안는 시집이다. 경북 의성의 흙냄새와 대구의 삶이 배어 있는 사투리, 입말의 리듬을 앞세워 일상의 풍경을 생생하게 길어 올린다.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재치 속에는 세월을 견딘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연민과 따뜻한 인간애가 잔잔히 흐른다.
표제작 '웃음이 파먹은 밥'은 봄나물과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앞에 두고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린다. "밥 한 그릇을 웃음이 다 파먹도록" 깔깔대는 풍경은 특별한 사건 하나 없이도 행복이 완성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이번 시집의 가장 큰 매력은 토속적인 사투리다. 작품에서는 "택도 없는 소리제", "구시하다 카이" 같은 경상도 입말이 자연스럽게 살아 움직인다. 정겨운 말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삶의 애환을 더 또렷하게 드러낸다. 잘 뒤집힌 부추전을 보며 "인생도 이리 한 번 후딱 뒤집히져 봤시면"이라고 읊조리는 대목에서는 힘겨운 현실을 향한 바람과 친구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절절하게 스민다.
책에는 총 67편의 시가 담겼다. 가족과 어머니에 대한 기억, 지나온 세월의 회한, 더 나은 삶을 향한 다짐, 그리고 시를 향한 열망까지 다양한 정서가 웃음이라는 결을 따라 펼쳐진다. 136쪽, 1만2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