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넘어선 ETF…남몰래 미소짓는 운용업계

입력 2026-06-29 10: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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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순자산 500조 돌파…코스닥 시총 첫 추월
공모펀드 자금 유입에 운용사 실적도 '껑충'
연금 자금 확대에 ETF 성장세 지속 전망

(사진=연합)
(사진=연합)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500조원을 돌파했다. ETF가 개인투자자의 대표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운용사들의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한 가운데 연금시장 확대와 투자 문화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25일 기준 519조7474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499조3039억원)을 넘어섰다. ETF 순자산이 코스닥 시총을 웃돈 것은 2002년 국내 ETF 도입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말 297조2703억원이던 ETF 순자산은 올해 1월 300조원, 4월 400조원, 5월 500조원을 잇달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확대는 운용업계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자산운용사 511곳의 당기순이익은 1조46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3523억원으로 232.5% 늘었고 운용자산은 2355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공모펀드 수탁고는 70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6조1000억원 증가하며 사모펀드 증가폭을 크게 웃돌았다. ETF를 중심으로 공모펀드 자금이 유입되면서 운용사의 운용보수와 수수료 수익 확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TF 시장 성장에는 투자 문화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개별 종목 중심 투자에서 미국 대표지수와 반도체, 인공지능(AI), 월배당 등 다양한 자산과 테마에 분산 투자하는 ETF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퇴직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장기 투자 계좌에서도 ETF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장기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맞춰 운용사들도 지수형뿐 아니라 액티브와 채권, 월배당 등 다양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ETF 시장의 성장 여력이 여전히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현재 ETF 순자산이 500조원을 넘어섰지만 국내 증시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아직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며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장기 자금은 계속 확대되는 시장인 만큼 ETF를 활용한 간접투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 자금이 꾸준히 유입될수록 ETF 시장도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ETF를 중심으로 해외지수와 채권, 테마형, 액티브 ETF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ETF 순자산은 113조5000억원, 상품 수는 226개이며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Amplify)와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ETF를 중심으로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Global X)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일본, 호주, 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ETF 순자산은 약 428조원 규모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해외주식, 테마형, 인컴형 등 다양한 ETF 출시에 힘입어 국내 ETF 시장 내 양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인도 등 해외 자회사의 성장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우수한 사업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ETF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운용사들의 경쟁도 상품 다양화와 운용 역량, 글로벌 사업 경쟁력 확보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글로벌 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며 "결국에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주식과 채권, ETF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장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투자 수요가 확대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플랫폼과 상품 경쟁력이 운용사의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