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9월까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로드맵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균형발전'이란 대의 아래 추진되는 정책인 만큼 지방의 기대는 크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장관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행정통합을 이룬 지역(전남광주)에 공공기관을 집적(集積) 배치하는 방안을 거론하면서 다른 지역의 위기감이 크다.
공공기관 이전은 특정 지역에 대한 보상이나 정치적 배려의 수단이 되면 안 된다. 균형발전 정책의 본래 취지는 수도권 집중(集中)을 완화하고, 전국 각 지역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만약 행정통합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아 특정 지역에 기관을 몰아주거나 알짜 기관을 집중 배치한다면, 또 다른 불균형(不均衡)을 초래할 수 있다. "너도나도 하나씩 두면 좋겠지만 집적과 집중을 통한 지방 발전을 꾀한다"는 이 대통령의 국정 방향은 국가 균형발전의 정신에 어긋난다.
정부가 행정통합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공공기관 이전의 독점적(獨占的) 우선권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대구경북(TK)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행정통합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는데, 이는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소극적 태도 때문이란 비판도 있다. 게다가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임기 내 TK 행정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TK는 이래저래 궁지(窮地)에 몰린 셈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의 미래 산업과 직결된다. 반도체, 이차전지, 로봇, 인공지능(AI) 등 국가 전략산업(戰略産業)과 연계된 기관이 어디에 자리 잡느냐에 따라 지역 경쟁력이 달라진다. 따라서 정부는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지역 산업 생태계와 국가 발전 전략을 기준으로 이전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의 책임도 막중(莫重)하다. TK 정치권은 당내 정치 공방에만 매몰돼 있고, 공공기관 유치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이 많다. 다른 지역들은 국회의원과 지방정부, 경제계가 똘똘 뭉쳐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