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증인 없는 총리 후보 청문회라니, 이러고도 '국민주권정부'인가

입력 2026-06-2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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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증인 없는 총리 후보 청문회라니, 이러고도 '국민주권정부'인가

25∼26일로 예정된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증인과 참고인 없이 치러질 전망(展望)이다. 국민의힘이 11명을 증인·참고인으로 신청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신상 털기 증인 신청'이라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한 후보자는 다주택자였으나 총리 지명을 전후해 주택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250억원대에 달하는 본인과 모친의 재산 형성 과정, 해외 주식 보유 논란, 헐값 임대 의혹 등 궁금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총리는 행정 각부를 통할(統轄)하고,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과 해임 건의권을 가지며, 대통령 유고 시 권한대행을 맡는 등 막중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공직과 사회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주로 총리직을 맡았다. 한 후보자는 민간기업인 네이버에 근무하다가 이재명 정부 들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발탁(拔擢)됐다. 약 1년간 장관직을 수행했지만 공직 역량과 국가관·도덕성·위기관리 능력 등이 검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후보에 대한 야당의 검증을 막고 있다. 청문회 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다.

총리 인사청문회가 2000년에 도입된 이후 증인·참고인 없이 열린 것은 지난해 김민석 총리 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배추밭 투자' 등 김 총리의 재산 증식과 관련해 의혹이 많았음에도 후보의 변명(辨明)만 듣고 끝났다. 그리고 또 증인과 참고인 없는 청문회가 진행된다. 이번에도 김 총리 청문회처럼 시간만 때우고 넘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러고도 국민주권정부라고 자칭(自稱)한다.

6·3 지방선거 이후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자 청와대와 민주당은 "엄중히 받아들이고 국민이 무엇을 걱정하고 바라는지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성숙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드러낸 태도를 보면 "정권을 잡고 있고, 국회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으니 우리 마음대로 하겠다"는 오만(傲慢)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불만은 점점 분노로 바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