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의 숨은 힘, 양창섭과 장찬희

입력 2026-06-23 12: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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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섭과 장찬희, 선발투수진에 안착
둘 활약 덕에 다른 선발들 휴식 얻어

삼성 라이온즈의 양창섭.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양창섭. 삼성 제공

힘들면 가진 걸 다 꺼내 쓰고 싶어진다. 프로야구 순위 싸움이 한창이라 다들 마음이 급하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는 인내심을 발휘 중이다. 선발투수를 아껴 쓴다. 양창섭, 장찬희가 선전 중이어서 가능한 전략이다.

삼성은 지난 17일 원태인을 1군에서 뺐다. 그 전엔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엔트리에서 지우기도 했다. 모두 휴식 차원에서 진행한 조치. 연일 격전이 벌어지고 있어 쉽지 않은 판단이다. 그래도 대체 카드 양창섭과 장찬희가 괜찮은 덕분에 그렇게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승리의 아이콘'이라 할 만하다. 양창섭은 지난 21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선전했다. 이로써 시즌 성적도 5승 무패가 됐다. 승률 100%. 불펜의 호투, 타선의 득점 지원도 힘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의 양창섭.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양창섭. 삼성 제공

양창섭에겐 '아픈 손가락'이란 말이 오래 따라붙었다.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이 2차 1라운드에 지명했으니 큰 기대를 건 유망주. 하지만 입단 후 부상과 부진이 이어졌다.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절치부심, 다시 일어섰다.

이젠 몸이 안 아프다. 팀과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도 않는다. 지금은 '붙박이' 선발투수다. 올 시즌 시작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5선발 후보라 했지만 대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처지. 4월 평균자책점은 7.07에 그쳤다. 그러나 5월 1.25로 호투, 선발투수진에 안착했다.

올 시즌 소화한 12경기 가운데 선발 등판한 건 9경기. 삼성은 이 중 8경기에서 승리했다. 지난 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대7로 진 게 유일한 패배. 당시 양창섭은 5이닝 6실점으로 흔들렸다. 그래도 타선 지원 덕분에 패전 투수가 되는 건 면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장찬희.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장찬희. 삼성 제공

21일 경기에서도 운이 따랐다. 당시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창섭은 연거푸 볼넷을 허용해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베테랑 불펜 김태훈이 불을 꺼줬다. 잇따라 땅볼을 유도해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뒤를 이은 불펜들도 무실점 행진. 양창섭은 승리투수가 됐다. 이른바 '승리 요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창섭은 경기 후 "야수들의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김)태훈이 형을 비롯해 뒤에 올라온 불펜 투수들이 상대 타선을 잘 막아준 덕분에 승리투수가 됐다"며 "승리하는 데 동료들이 큰 힘을 보탰다. 승리를 만들어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고졸 새내기 장찬희의 활약도 눈에 띈다. '제2의 원태인'이란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 중이다. 나이답지 않게 노련하다. 표정에 변화가 없고, 위기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공격적인 투구로 범타를 유도한다. 그런 덕분에 선발로 나설 기회가 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장찬희.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장찬희. 삼성 제공

지난 20일 경기에선 부진했다. 3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비 때문에 경기가 도중에 중단되는 변수도 있긴 했지만 아쉬운 투구 내용. 그래도 박진만 감독은 실망하지 않았다. 박 감독은 "아직 어리다.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무엇이 부족했고, 어떤 걸 보완해야 하는지 느꼈을 것이다.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