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클리닉] 걷다 쉬기 반복한다면 '척추관협착증' 의심해야

입력 2026-06-2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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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완쾌신경과의원 대표원장 배기윤
대구 완쾌신경과의원 대표원장 배기윤

나이가 들수록 허리와 다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처음에는 허리가 뻐근한 정도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무겁고 터질 듯 아파 잠시 앉아 쉬었다가 다시 걷는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 허리통증이 아니라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주로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가 납작해지고, 척추 관절과 인대가 두꺼워지며, 뼈가 자라 신경이 지나는 공간을 좁힌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두 질환 모두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일으키지만 통증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굽히거나 오래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서 있거나 걸을 때 다리가 저리고 당기며,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앉아서 쉬면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환자들은 흔히 "허리디스크인 줄 알고 치료했는데 왜 계속 걷기 힘들까요"라고 묻는다. 이럴 때는 통증 부위만 볼 것이 아니라, 얼마나 걸으면 다리가 아픈지, 쉬면 좋아지는지, 허리를 숙이면 편한지, 다리 힘이나 감각 저하가 동반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필요하면 X-ray, MRI, CT 등 영상검사를 통해 척추관이 얼마나 좁아졌는지, 신경 압박이 어느 부위에서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이라고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초기나 중등도 단계에서는 비수술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비수술치료에는 생활습관 교정, 운동치료, 물리치료, 약물치료, 도수치료, 주사치료 등이 포함된다. 비수술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데만 있지 않다. 허리 주변 근육과 코어 근육을 강화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신경 주변의 염증과 자극을 완화하며,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인대·근막 조직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약물치료는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는 허리의 유연성과 지지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오래 앉아 있는 습관, 허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드는 동작도 함께 교정해야 한다.

프롤로주사치료도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약해진 인대, 힘줄, 관절 주변 조직에 자극 용액을 주입해 조직 회복 반응을 유도하고 통증 완화를 돕는 치료다. 척추관협착증에서 프롤로주사가 좁아진 척추관 자체를 넓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척추 주변 인대와 후관절, 근막, 신경 주변 조직의 불안정성과 통증 유발 부위를 함께 평가해 치료하면 허리 통증과 다리로 이어지는 불편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

신경프롤로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신경 주변의 과민 반응과 염증성 자극을 줄이고, 눌린 신경 주변 조직의 회복 환경을 돕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다만 환자의 협착 정도, 신경 압박 위치, 보행장애 정도에 따라 치료 반응은 다를 수 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분명히 있다.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시행했는데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걷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거나, 다리 힘이 떨어지고 감각 이상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발목이나 발가락 힘이 약해지는 마비 증상, 대소변 조절 장애, 회음부 감각 저하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경 손상이 진행 중일 수 있어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은 단순히 '나이 들어서 생긴 허리통증'으로 넘기기에는 위험한 질환이다. 걷다 쉬기를 반복하거나, 허리를 숙이면 편해지고 뒤로 젖히면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치료의 목표는 무조건 수술을 피하는 것도, 무조건 수술을 선택하는 것도 아니다. 환자의 현재 상태에 맞는 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다시 오래 걷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대구완쾌신경과의원 배기윤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