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030의 선택을 극우라고?

입력 2026-06-23 11: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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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극우가 아닌 저항을 위한 기존 질서 이탈

김채훈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김채훈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요즘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선거 결과가 정치권의 예상과 어긋날 때마다 기성 정치권이 내세우는 단골 핑계다. 특히 2030 세대가 자신들의 진영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표심을 보일 때, 이른바 '민주화 세대'는 청년들을 '무지하거나 극우화된 세대'로 낙인찍곤 한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정치권과 언론을 덮은 '2030 극우화론'이 대표적이다.

기성 평론가들은 보수 성향 후보에게 표를 던진 청년들을 민주주의의 가치를 모른다며 비판했다. 불평등한 판을 수용하고 기득권의 질서에 순응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정치권이 2030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자신들이 구축해 놓은 민주화의 틀 안에서만 움직이기를 기대하고, 그 궤도를 이탈하는 즉시 세대 전체를 결함 있는 집단으로 몰아세운다. 이는 현상을 왜곡하는 단편적인 진단이다.

한 예로, 6.3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와 대구시장 선거에서 20대와 30대는 각각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엇갈리는 표심을 보여주었고,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그런 현상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의 변동성을 '극우화'라는 단 하나의 낙인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는 현상의 본질을 가리는 기만이다.

청년 세대의 표심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사회적 환경을 파악해야 한다. 2030은 학창 시절부터 기성세대가 설계한 획일적 가치관을 주입받았고, 사회에 진출해서는 특정 방향의 페미니즘이나 진보적 거대 담론을 '정치적 올바름'으로 수용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기성세대의 도덕적 가이드라인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동조하지 않는 이들은 공론장에서 쉽게 배제되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도덕적 훈계를 주도해 온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세력이 이제는 이 사회의 공고한 기득권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이들이 조국 사태나 주요 정치인들의 성 비위 사건에서 보여준 태도는 권위주의적이고 위선적이었다. 말로는 도덕을 주장하면서 뒤로는 특권을 누리는 이중성에 청년들은 깊은 환멸을 느꼈다. 2030의 이탈은 단순한 우경화가 아니라, 정답을 강요하며 기득권화된 진보 진영의 오만에 대한 논리적인 반격이다.

이제 분석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왜 2030이 극우화되었는가"가 아니라, "왜 그들이 기존의 낡은 정치 문법을 거부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청년들의 '기성질서' 이탈은 방관이 아니다. 자신들을 권력 유지의 동원 수단이나 '장기말'로 소비해 온 기성 정치 체제를 향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주체적 이탈이다. 뉴미디어와 대안 플랫폼의 확산은 기성 언론의 스피커에 의존하지 않는 진정한 정치적 독립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정국에서 2030이 보여준 즉각적인 행동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청년들이 광장으로 나선 것은 '민주주의의 본질적 훼손'과 '국가 시스템의 불공정'을 직관적으로 감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법리적 해석과 절차를 두고 소모적인 공방을 벌일 때, 2030은 정파적 이익이 아닌 '상식의 파괴'라는 본질에 주목했다.

2030은 하나의 획일화된 집단이 아니다. 왜곡된 정치적 지형 속에서 각자의 생존과 민주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주체적인 저항 방식을 선택했을 뿐이다. 2030이 극우화됐다고 주장하기 전에, 자신들이 수구화된 것은 아닌지 성찰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

김채훈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