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열렸다지만…한국 선박 해협 탈출까지 '험로'

입력 2026-06-18 17: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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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MOU 체결에도 통항 방식·안전 확보는 여전히 불투명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가 10일 원유 하역을 위해 울산 앞바다에 도착해 해상원유하역시설인 부이로 접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양해각서 전문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지 않으면서 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한 한국 선박 20여척이 이동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8일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MOU에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관한 것은 5조에 규정돼 있다.

MOU 서명과 동시에 이란이 60일 동안 선박들을 통행료 없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조처한다는 내용이다. 또 이란의 기뢰 제거 등을 위한 한 달 간의 기간도 설정됐다.

이번 합의로 지난 2월 28일부터 4개월 가까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4척이 해협을 통과할 수 있게 됐다. 이 중에는 지난달 4일 이란의 공격을 받아 두바이항으로 예인돼 수리에 들어간 HMM 화물선 나무호도 포함돼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인 선원은 외국 선박에 승선 중인 34명을 포함해 모두 138명이다.

문제는 이 기간 안에 선박들이 무사히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냐는 것이다. 이란이 기뢰를 제거하는 동안 선박 통항이 가능한지 여부도 불투명하며 호르무즈 해협 내 기뢰를 제거하는 데 6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문가 관측도 제기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들이 통항할 경우 어느 항로를 이용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번 전쟁 기간 위치 발신기를 끄고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일부 선박에 대해 미국은 오만 연안 쪽 항로를 이용하도록 권고했지만, 이란은 일부 선박의 해협 통항을 허용하면서 자국 연안 쪽 항로를 이용하도록 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전 세계 선박이 모두 몇 척인지는 정확한 수치가 없고 집계 기준에 따라 달라지지만, 적게는 500여척에서 많게는 1천여척으로 추산된다.

전쟁 이전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은 하루 130척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현재 발이 묶은 선박들이 한꺼번에 해협에서 나오려고 하면 일종의 병목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의 구체적 내용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 간 후속 논의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들이 해협 밖으로 나오기 위한 항해에 나설 경우 이들과 실시간 소통하며 제각기 목적지로 무사히 항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