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유족 지원할 법률 근거 마련해야"
1948년 미 공군의 '독도 폭격사건' 희생자와 사건 자체에 대한 재정립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 법조계가 희생자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위령사업 관련 지자체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대구지방변호사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독도 폭격사건은 단순한 해상 사고가 아니라 미군이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폭격훈련장으로 사용한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희생 사건"이라며 "해방 직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맞물려 전개된 동북아 국제질서의 변동 속에서 발생한 역사적 비극"이라고 밝혔다.
독도 폭격사건은 미 군정기인 1948년 6월 8일 미 공군 B-29 폭격기들이 독도 일대에서 폭격훈련을 하면서 조업 중이던 울릉도 어민들이 숨지거나 다친 사건이다. 피해 규모는 자료마다 차이가 있지만 사망·실종자만 최소 10여 명에서 최대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변회는 특히 현재 독도에 설치된 '독도조난어민위령비' 명칭이 사건의 성격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난은 자연재해나 사고로 인한 피해를 의미하지만 독도 폭격사건 희생자들은 폭격으로 생명을 잃었다"며 "이는 조난이 아니라 명백한 희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도폭격희생어민위령비' 또는 이에 준하는 명칭으로 변경하고 사건 경위와 희생 사실을 정확히 기록한 새로운 추모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주문했다. 변호사회는 "관련 자료 수집과 학술연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예우 및 지원 근거를 법률과 조례로 마련해야 한다"며 "사건을 기억하는 유족들이 고령에 접어든 지금이야말로 국가가 책임 있게 나서 역사적 진실을 바로 세워야 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요구는 경북도의 위령사업 지원 축소 논란과도 맞물린다. 경북도에 따르면 '독도조난어민 위령행사' 예산은 2018년 4천만원으로 시작됐으나 2020년부터는 2천만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역시 같은 규모로 편성됐다.
현재 예산만으로는 행사 운영에 필요한 기본 경비를 충당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8일 열린 독도 폭격사건 78주년 위령제 역시 유족과 시민단체,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후원에 상당 부분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변회는 "독도 폭격사건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의 영토주권과 역사정의를 되묻는 현재의 과제"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가 함께 기억과 추모의 길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