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세상] 158만 건 범죄 속 일정한 패턴… 숫자로 본 대구·경북 범죄

입력 2026-07-03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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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해킹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해킹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범죄는 우연히 발생하지 않는다. 발생하는 시간과 장소에 일정한 경향과 뚜렷한 특징이 있다. 검찰청이 집계한 2024년 범죄 통계에는 우리가 막연히 생각했던 범죄의 모습이 숫자로 담겨 있다. 범죄의 발생 특징과 수사가 시작되는 계기, 대구·경북의 범죄 현황을 함께 살펴봤다.

◆ 밤엔 폭행, 낮엔 절도 기승

2024년 범죄 양상을 분석한 결과, 범죄는 야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전체 범죄 발생 건수가 가장 높은 시간대는 밤 9시부터 11시 59분 사이로, 총 10만7천733건이 발생했다. 저녁 6시부터 8시 59분 사이 시간대가 그 뒤를 이었다.

범죄 유형에 따라 발생 시간대 달라지기도 했다. 살인, 성폭력, 폭행 등의 강력·폭력 범죄는 전체 추이와 마찬가지로 밤 9시~11시 59분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음주 운전은 이 시간대에만 무려 3만4천592건이 적발돼,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절도 범죄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낮에 주로 발생했다. 오후 3시에서 5시 59분 사이가 2만9천686건으로 가장 많았다. 점심시간 무렵인 정오에서 2시 59분 사이(2만7천786건)에도 상당했다.

대구 남구 대명2동에서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순찰을 돌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 남구 대명2동에서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순찰을 돌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 거주지까지 파고든 성범죄

폭행과 상해 같은 물리적 충돌 범죄는 주로 노상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일어났다. 폭행 사건의 경우 노상(3만5천879건)이 주 무대였다. 유흥접객업소도 1만683건으로 무시할 수 없는 숫자였다.

성폭력 범죄는 실내에서 주로 벌어졌다.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는 아파트·연립·다세대(4천693건)와 단독주택(2천204건) 등 거주지에서 발생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도박과 마약 범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 수사 물꼬 튼 '피해자 신고'

이들 범죄는 어떻게 적발됐을까. 전체 158만3천108건의 사건 중 수사를 시작하게 된 가장 압도적인 계기는 단연 신고였다. 총 60만2천19건이 신고를 통해 수사로 이어졌으며, 이 중 49만3천168건이 피해자 본인의 직접 신고였다. 그 다음으로는 '고소'(38만9천285건)와 '진정/탄원 투서'(28만7천112건)가 주요 수사 단서로 작용했다.

폭력 범죄의 경우에는 양상이 조금 달랐다. 피해자나 타인의 신고가 14만7천304건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서 경찰에 적발되는 '현행범'(2만2천619건)도 다른 범죄에 비해 두드러지게 많았다.

공중전화 박스를 이용해 보이스 피싱을 하고 있는 범죄자의 모습을 연출했다. 매일신문 DB.
공중전화 박스를 이용해 보이스 피싱을 하고 있는 범죄자의 모습을 연출했다. 매일신문 DB.

◆ 대구 치안 '양호'… 사기·음주 복병

지역별 범죄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적으로 172만9천975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인구가 많은 경기와 서울, 부산이 다른 지역보다 범죄 발생 건수가 많았다.

대구의 경우는 어떨까. 대구의 2024년 총 범죄 발생 건수는 7만5천261건에 달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8번째로 많은 수치였다. '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의 경우, 대구는 3천184.1건으로 전국 평균 범죄율인 3천377.7건보다 다소 적었다.

이 중 형법범은 4만9천491건이었다. 재산 범죄인 사기(1만9천46건)와 절도(9천657건)가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강력범죄(폭력) 중에서는 폭행(5천465건)의 비중이 컸다.

특별법범의 경우 2만5천770건을 차지했다. 특히 도로교통법 위반인 음주운전(4천428건)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3천433건), 그리고 무면허 운전(1천232건) 등 교통 관련 범죄가 주를 이뤘다.

◆ 경북, 음주운전 비상

경북은 인구가 더 많은 만큼, 총 범죄 발생 건수도 경북(8만4천492건)이 대구보다 약 9천 건 더 많았다.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 역시 경북이 3천337.8건으로 대구보다 다소 높았다. 재산 범죄의 경우 경북이 대구보다 잦았던 반면, 절도와 폭행 사건은 경북이 대구보다 적었다.

또 경북이 대구에 비해 교통 관련 범죄에 훨씬 취약한 모습 보였다. 음주운전의 경우 경북이 6천828건으로 대구보다 약 2천400건이나 많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역시 경북이 대구보다 약 300건이나 잦았다.

범죄 대응의 완성은 결국 예방이다. 범죄가 모이는 시간과 장소를 꼼꼼히 분석해야 가능한 일이다. 2024년 범죄 통계는 치안의 수준을 비추는 거울이자, 앞으로 언제 어디서 순찰차 경광등을 더 밝혀야 할지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