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 짓고 떠나는 시대' 끝났다… 건설업계, '로컬리즘' 상생 마케팅 바람

입력 2026-06-09 13: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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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매입 후 4년간 매년 기부 이어온 아이에스동서 '펜타힐즈W' 눈길
특산물 마켓·전문가 특강 등 주민 실질 삶 개선하는 '밀착 행보' 본격화

'펜타힐즈W 투시도. 아이에스동서 제공

국내 건설업계의 전통적인 분양 마케팅 공식은 명확하다. 견본주택 방문을 독려하기 위해 화려한 고급 경품을 내걸거나, 관심 고객 등록을 유도하며 모바일 커피 쿠폰을 증정하는 등 단기적인 청약 성과에 치중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다른 산업군의 기업들이 기업 이미지 제고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에 열을 올릴 때도, 건설사들은 눈앞의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리는 일회성 판촉 활동을 우선시해 왔던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단순 주택 공급을 통한 영업이익 창출 이후 곧바로 지역을 떠나는 이른바 '스팟(Spot)성 사업 방식'이 고착화되었고, 건설사를 바라보는 지역 사회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개발 이익은 기업이 독식하고, 교통 체증이나 환경 변화 등 지역이 떠안아야 할 부담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남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고물가와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시장 환경이 악화하면서 건설업계의 마케팅 패러다임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 일시적인 분양 성과 위주의 마케팅에서 과감히 벗어나 지역 사회와 상생하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로컬리즘(Localism) 마케팅'이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사업을 마치고 철수하는 '이방인 건설사'가 아니라, 지역과 함께 미래를 공유하는 '동반자 건설사'라는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 새로운 표준(뉴노멀)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마케팅 전문가는 "로컬리즘 마케팅은 일차적으로 브랜드 선호도로 직결될 뿐만 아니라 건설사 마케팅에 대한 지역민의 우호적 여론을 환기하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여 장기적으로 더 높은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로컬리즘 상생 행보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대표적인 건설사 중 한 곳이 바로 아이에스동서(IS동서)다. 아이에스동서는 단순히 지역 내 대규모 랜드마크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민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파고드는 마케팅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결을 달리한다.

아이에스동서는 부지를 매입한 지난 2020년부터 경산시에 해마다 지역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1억 원 이상씩 꾸준히 쾌척해 오며 진정성 있는 지역 밀착 행보를 이어왔다. 대다수 건설사가 분양 직전에야 급조된 사회공헌 시늉을 하는 것과 달, 4년 동안 묵묵히 지역 사회의 그늘진 곳을 살피며 신뢰 관계를 구축해 온 것이다. 여기에 최근 본격적인 공급을 앞두고 펼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 역시 단순히 상품을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의 생활 문화와 소비 흐름 자체를 건강하게 바꾸려는 노력으로 이어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달 분양을 앞둔 중산지구의 첫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인 '펜타힐즈W 1단지'(1천712가구)의 마케팅 과정은 이러한 로컬리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아이에스동서는 화려한 외관이나 인테리어를 강조하는 대신 사회공헌과 지역 공동체 활성화 활동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AI(인공지능)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에 맞춰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인 자녀 교육 특강을 개최해 호응을 얻었는가 하면, 지역 스포츠 문화 활성화와 골목상권 상생을 위한 스크린골프대회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는 주민 참여형 문화 콘텐츠를 확대하여 단순 이벤트를 넘어 지역 공동체와 깊이 호흡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행보는 이달 들어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이에스동서는 지역 공중파 방송사가 진행하는 지역 특산물 홍보 프로그램이자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특산물을 사고파는 농가 상생 프로젝트인 "욱수마켓"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오는 12일부터 사흘간 중산지구 내 특설 행사장 등에서 지역 생산자 및 단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를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장터를 넘어 지역민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진다. 다양한 먹거리 푸드트럭과 시식 행사는 물론 지역 예술인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버스킹 공연 등이 온종일 펼쳐진다. 행사 기간 오전에는 지역 공중파 방송을 통해 지역 특산물을 널리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송출된다. 지역 공중파 방송사가 주관하고 아이에스동서가 전액 후원하는 이 행사는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민에게는 생산물 홍보와 소득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민에게는 우수한 특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을 선사하며, 신도시 입주자들에게는 가까운 곳에서 풍성한 문화 혜택을 누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맞춤형 정보 제공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부동산 청약 제도의 복잡함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예비 청약자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이달 첫째 주 주말부터 셋째 주 주말까지 '펜타힐즈W' 견본주택 내부에서 실전 '청약 토크쇼'를 개최한다. 전문가들이 직접 복잡한 청약 가점 계산법이나 주의사항을 상담해 줌으로써 지역민들의 주거 안정을 돕는다는 취지다. 오는 12일과 13일 양일간은 중산호수공원 야외공연장 일원에서 다채로운 '문화 페스티벌'을 열어 코로나19 이후 다소 침체했던 지역 문화 예술계와 주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지역민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거시적 안목을 넓혀주기 위한 초대형 명사 초청 강연도 마련된다. 17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국내 대표 부동산 전문 크리에이터이자 분석가인 '부읽남(부동산 읽어주는 남자)'을 초청해 특별 세미나를 개최한다. 대다수 주택 홍보 강연이 자사 상품의 장점만을 늘어놓는 분양 설명회로 전락하는 것과 달리 이번 특강은 자사 상품 소개를 전면 배제했다. 대신 '지방선거 이후의 부동산 시장 흐름과 실수요자들의 합리적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변곡점에 선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각만을 전달할 계획이다. 강연은 오는 20일 대구 그랜드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진행된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무게추를 옮긴 마케팅 실험은 현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번 마케팅을 현장 지휘하는 분양대행사 빌사부·대영레데코의 송원배 대표는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시행·시공사인 아이에스동서가 단순 상품 홍보만을 요구하지 않고 수요자들의 인사이트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와 실질적 이익을 제공하는 참여 행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며 "현장에서 느낀 점은 화려한 경품보다 실제 실수요자와 진심으로 공감하고 호흡하는 마케팅 활동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부읽남' 초청 특강은 접수 시작과 동시에 대구·경북 지역 실수요자들의 신청이 대거 몰리며 조기에 접수가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지역 공중파 방송사와 함께하는 '욱수마켓' 역시 행사 기간 3일 동안 최소 1만 명 이상의 지역 주민들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