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쓰레기 불법 매립으로 수십억원 배상 처지

입력 2026-06-08 14: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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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김천시가 덕곡동 일대 사유지에 생활 쓰레기를 비위생적으로 매립해 발생한 소송에서 잇따라 패하면서 수십억원을 배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대구고등법원 제1민사부는 지난 5월 19일 김천시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1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사건은 김천시가 지난 1989년부터 1994년 말까지 덕곡동 일대 부지를 쓰레기 매립시설로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매립이 끝난 후 토지 소유주들은 지난 2019년 해당 토지를 활용하기 위해 굴착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쓰레기 매립으로 인해 땅이 오염돼 정상적인 재산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토지 소유주 12명은 지난 2021년 7월 김천시를 상대로 "묻힌 쓰레기를 모두 치워 원상 복구하고 피해를 보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장기간의 소송 끝에 1심 법원은 지난 2024년 11월 김천시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천시가 쓰레기 매립 당시 침출수 처리 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켰고, 이로 인한 부패와 악취 등으로 소유주들이 토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해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이에 법원은 김천시가 토지 소유주들에게 지가 하락에 따른 손해배상금과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합쳐 모두 44억8천623만6천879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과거 토지 소유주들이 해당 부지에 쓰레기가 매립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동의했던 것으로 판단해, 쓰레기를 치우고 땅을 원상 복구하라는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했다.

소송 과정에서 김천시는 매립 행위가 종료된 시점부터 이미 10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토지 소유주들이 장기간 토지를 개발하지 않아 매립으로 인해 오염된 사실을 알기 어려웠고, 지난 2019년 11월 굴착 과정에서 비로소 오염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으므로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시점은 이때부터 기산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천시는 1심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대구고등법원에 항소하며 법정 다툼을 이어갔다. 시는 1심 법원이 책정한 배상금이 과다하다는 점과 감정평가 과정의 문제점 등을 부각하며 배상금 축소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고등법원이 시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함에 따라, 향후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김천시는 막대한 배상금과 지연 이자를 시 예산으로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