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돈 쓰고 교도소 가지 말고 치료받으시라"… 텔레그램 1만 3,000개 감시·잠입수사 도입
"우편으로 마약을 구입하면 반드시 적발돼 처벌됩니다. 공연히 돈 쓰면서 교도소 가지 마시고, 일찍 치료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마약 사범을 향해 직접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4회 국무회의 겸 제11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자신의 엑스(X)에 정부 출범 이후 1년간의 범정부 마약 대응 성과를 담은 기사를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악인 마약을 단속하기 위해 전국 모든 우편 집중국에 단속요원을 배치하고, 탐지견과 인조 코 등 탐지 장비도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고는 빈말이 아니었다. 하루 앞선 1일, 관계부처는 지난해 마약류 사범 2만 3,40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 불법 투약자 최대 46만 명…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정부의 '제1차(2025~2029) 마약류 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불법 투약자 추정 규모는 31만~46만 명. 드러난 마약 사범 수의 최대 20배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마약 사범 증가율은 99%로 세계 평균(20%)의 약 5배다.
정부가 처음으로 중장기 대책을 내놨다. 지금까지는 부처별로 따로따로 대책을 세웠다. 이번엔 다르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9개 부처가 110개 과제를 함께 추진한다. 비전은 하나다. '마약류로부터 안전한 국민.'
잡는 방법부터 달라진다. 텔레그램·다크웹 감시 채널을 기존 10여 개에서 1만 3,000개로 대폭 확대한다. 마약 거래 광고를 걸러내는 데 지금은 평균 35일이 걸린다. 서면심사 제도를 도입해 1~2일로 단축한다.
수사관이 신분을 숨기고 거래에 침투하는 잠입수사도 새로 도입된다. CCTV에 AI를 적용해 '던지기' 수법을 자동 탐지하고, 마약 거래 계좌는 즉시 지급정지한다.
해외 공급망은 원점에서 막는다. 공항에서는 AI가 여행객 이력을 분석해 밀반입 고위험자를 가려낸다. 선박 바닥은 수중드론으로 훑는다. 2027년에는 국제우편 전용 세관검사장도 신설된다.
◆ 재범률 45.6%… 잡아도 또 한다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근 5년간 마약 사범 평균 재범률은 45.6%다. 교도소 출소 이후 연결이 끊기는 구조가 재범의 핵심 원인이다. "치료받으시라"는 대통령의 당부가 가리키는 지점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 공백을 '사법-치료-재활 연계 모델'로 메운다. 처벌이 끝나도 전국 17개 함께한걸음센터와 연결이 유지된다. 5년 후 목표는 중독 치료 환자를 1만 명에서 3만 명으로, 재활 성공률은 60%까지 높이는 것이다. 여성 마약 사범 급증을 반영해 여성 전용 숙식형 재활센터도 우선 설치한다.
예방도 전면 확대된다.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학교 급별 표준 교육 지도서가 만들어지고, 교원은 3년 주기로 예방교육을 의무 이수해야 한다. 군 훈련소 입소 때와 휴가 전에도 예방교육이 의무화된다.
하지만 계획은 거창하다. 현실은 냉혹하다. 대구의 마약 재활 전담 인력은 지금 3명이다. 그 3명이 감당해야 할 수요는 2024년 936명에서 지난해 1,535명으로 1년 새 64% 늘었다. 사람은 그대로인데 중독자는 쏟아진다. 계획이 현장으로 내려오는 속도. 그것이 이 전쟁의 진짜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