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국빈 방북…한반도 외교전 주목
북러 밀착에 더해 김정은 체제 위상 과시
중국은 한반도 중재자 지위 확보 노릴 듯
교역 확대·두만강 수로·나선 개발 논의 가능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부터 이틀간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이후 7년 만으로 최근 미중·중러 정상회담에 이어 이뤄진다는 점에서 북중러 공조 수위를 가늠할 외교 이벤트로 주목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중 관계 재정립 ▷북핵 문제 ▷대미 견제 ▷경제협력 ▷대만 문제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공동성명에 '비핵화'와 '전략적 협력' 관련 표현이 어떻게 담기느냐가 향후 한반도 정세를 가늠할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중 관계 재조정…전통 우호 넘어 전략공조 주목
이번 정상회담은 북중 관계의 성격을 재조정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북러 밀착과 북한 핵 고도화 속에서 북중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던 만큼, 양국은 북중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을 맞아 '전통적 우호'와 '혈맹' 관계를 재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을 겨냥한 북중러 연대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다극화 세계질서 구축과 국제관계 민주화를 강조하며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견제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 역시 미국과 서방의 제재·압박에 반대하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에 따라 양측은 국제 정세에 대한 공동 인식을 확인하고 전략적 협력 의지를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안보전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북한을 자국의 전략적 관리 범위 안에 묶어두려 할 것으로 봤다. 북한의 과도한 도발로 한미일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것은 막되,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돼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낮아지는 상황도 원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재자' 지위를 확보하고 미중 협상에서 지렛대를 넓히려 할 수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과 국제적 위상을 과시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국의 일방적 영향권에 편입되는 모습은 피하면서 경제·외교적 지원을 얻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한반도 안정…공동성명 표현이 관건
향후 한반도 정세는 정상회담 이후 발표될 공동성명이나 공개 발언의 수위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관전 포인트는 ▷비핵화 ▷한반도 안정 ▷전략적 소통과 협력 ▷전통적 우호 등의 표현이 어떤 수준으로 담기느냐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 표현이 빠질 경우, 북한은 이를 사실상 핵보유 지위가 묵인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향후 북핵 협상의 문턱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비핵화 표현이 포함된다면 중국이 기존 원칙을 완전히 접지는 않았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전략적 소통과 협력'이 강조되면 북중 간 안보·외교 연대가 격상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중국은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중러 반미 연대의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북중 교역 확대와 접경지역 개발 협력이 거론된다. 중국은 지린성 훈춘에서 두만강 하류를 거쳐 동해로 나가는 수로 이용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고, 북한은 나선경제특구 개발과 물류 인프라 확충을 중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이 확대될 경우 북한 경제에는 숨통이 트이지만, 대북 제재 실효성은 약화될 수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능동적인 외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성명과 공개 발언을 면밀히 분석해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 범위와 북중러 연대 수준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군사 도발 억제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