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국 관세 부과 이후 한국의 대(對)미 수출 관세 부담이 전체적으로는 완화됐지만 일부 주력 품목에서는 여전히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및 부품의 경우 경쟁국인 일본보다 높은 실효관세율을 부담하고 있고, 철강 및 철강제품은 40%대 관세 부담이 이어지면서 품목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관세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한국의 대미 실효관세율은 8.7%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26.4%), 인도(14.1%), 일본(11.2%), 독일(10.3%), 베트남(9.9%)에 이어 대미 수출 상위 10개 중 6위 수준이다.
한국의 실효관세율은 지난해 2분기 10.0%에서 3분기 13.5%까지 상승했지만, 4분기 11.8%를 거쳐 올해 1분기 8.7%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 관세액 지난해 3분기 42억3천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분기 32억 달러로 줄었다.
한미 관세 협상과 자동차 관세 인하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해 4월 보편관세 10%를 시행한 데 이어 자동차·부품 25%, 철강·알루미늄 50% 등 품목관세를 적용했다. 이후 관세 협상이 타결되고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되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 관세 부담도 다소 줄었다.
다만 품목별로 보면 안심하기 어렵다. 자동차 및 부품 분야의 한국 실효관세율은 올해 1분기 13.5%로 지난해 3분기 23.8%에 비해 크게 낮아졌지만, 일본 12.5%보다는 여전히 높았다. 북미 시장에서 일본과 여전히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 가격 측면에서 부담이 남아 있는 셈이다.
철강 및 철강제품의 부담은 더 크다. 한국의 철강 분야 실효관세율은 지난해 2분기 26.2%에서 3분기 37.5%, 4분기 39.1%로 오른 데 이어 올해 1분기 42.5%까지 상승했다. 철강 품목에 대한 관세가 본격 반영된 영향이다.
멕시코와 캐나다가 자유무역협정 효과로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브라질은 선철·합금철 비중이 높아 20%대 실효관세율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강관과 판재류 등 완제품 비중이 높아 고율 관세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관세 부담이 수치상 완화됐더라도 품목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미간 협상을 통한 관세 인하로 우리 기업의 전체적인 비용 압박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확인되지만, 철강 등 특정 품목의 관세율이 여전히 높고 반도체 등 품목관세 이슈도 상존해 무역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 노력과 민간의 대응이 시너지를 내며 미국 관세 부과 초기에 비해 부담이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환율·원자재 부담, 대외 불확실성 탓에 기업 현장의 긴장감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이 마주한 글로벌 현안이 산적한 만큼, 민관이 팀플레이로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