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강남 등 12개 투표소서 용지 부족…투표 일시 중단 사태
오후 6시 이후 대기표 배부 논란…유권자 항의 잇따라
국민의힘 "참정권 침해" 반발…선관위에 진상규명 촉구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투표가 일시 중단되면서 수백 명의 유권자가 투표 종료시간 이후까지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렸고, 선거관리위원회는 마감 시각 이후 '대기표'를 배부하는 고육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은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선관위 책임론과 함께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1시부터 잠실2동 제6투표소 등지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 마감시간인 오후 6시가 넘도록 대기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오후 4시30분부터는 아예 투표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상당수 유권자가 기다리다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잇따랐다.
일부 시민들은 "잠실 일대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부정선거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잠실2동 제6투표소뿐 아니라 가락2동 제3투표소를 비롯해 송파구 내 최소 5개 투표소에서 동일한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투표용지를 100% 모두 인쇄할 경우 폐기되는 용지가 많아 일정량만 미리 인쇄해 둔다"며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언론 공지를 통해 "제9회 지방선거 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높아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 준비된 투표용지가 부족해졌다"고 밝혔다.
◆투표 마감 이후 대기표 배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서울 동남권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 마감 시각 이후 유권자에게 '대기표'를 나눠주며 또 다른 논란이 일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는 3일 오후 6시 2분쯤부터 투표를 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대기표를 발부했다.
이는 마감 시각인 오후 6시 이전에 투표소를 찾았음을 증명하는 표식으로, 마감 이후에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투표소에는 마감 직전 투표용지 50장이 추가 공급됐지만, 투표가 중단된 동안 길게 늘어선 유권자들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0명만 먼저 투표하라"는 투표소 측의 안내에 주민들이 반발하며 항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국민의힘 "책임 끝까지 묻겠다"
국민의힘은 3일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결코 좌시하지 않고 그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정희용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2026년 대한민국의 투표 현장에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투표율이 높아지자 긴장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관리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임에도 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하는 사태를 발생시킨 것은 단순한 준비 부족을 넘어 책무를 저버린 처참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국민들이 반드시 투표할 수 있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이번 사태의 원인을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유권자들은 불편함이 있더라도 끝까지 투표해 달라"고 촉구했다.
송언석 공동선대위원장도 긴급 입장문을 내고 "선거가 끝나는 대로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에 나서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단순 실수 차원이 아니라 선거 관리 시스템이 무너진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앙선관위는 갑작스러운 투표율 증가로 용지가 부족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시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선거 관리 부실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재발 방지와 책임자 문책을 위해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자체 파악 결과 이날 오후 6시 기준 송파구 문정1동 제4투표소, 문정2동 제2투표소, 잠실2동 제6투표소, 잠실7동 제2투표소, 잠실4동 제5투표소, 가락2동 제3·7투표소, 위례동 제5투표소,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 개포2동 제2투표소, 광진구 구의3동 제6투표소, 동작구 노량진1동 제7투표소 등 모두 12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각 투표소에서 관련 제보 영상이 잇따라 접수됐다고 덧붙였다.
신동욱 공명선거 안심투표위원장은 즉각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 조은희 캠프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방식으로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정선거 가능성을 줄곧 주장해온 황교안 대표의 자유와혁신도 입장문을 내고 "단순 행정 착오를 넘어 국민 참정권과 직결되는 중대 사안"이라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