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은 왜 사라졌을까.
거대한 몸집과 압도적인 힘을 가졌지만 결국 살아남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후 등 생존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연은 가장 강한 존재가 아니라 가장 잘 변화하는 존재를 선택하는 명제를 공룡은 거슬렀다.
지금 우리 사회와 행정도 다르지 않다.
과거의 성공 경험에 기대고, 익숙한 방식만 반복하며, 변화의 신호를 외면하는 순간 조직은 서서히 늙는다. 권위는 남지만 경쟁력은 사라지고, 형식은 유지되지만 미래는 멈춘다.
경상북도가 공룡을 바라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룡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경고장이었다. 2019년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세계 최고 혁신기업인 구글 본사를 방문했을 때 마주한 공룡 화석은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당신의 조직은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는가."
그 질문은 경상북도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변화를 멈춘 조직은 결국 도태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했다. 이후 도청 전정에 설치된 공룡 조형물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었다. 낡은 관행과 권위주의를 깨고 끊임없이 혁신하겠다는 다짐이자 선언이었다.
변화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된다. 경상북도는 변화와 혁신을 도정 운영의 핵심 가치로 삼고 공직사회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익숙함보다 도전을, 책상보다 현장을, 관성보다 실행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혁신의 출발점은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공직자의 역량이 곧 행정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으로 매주 화요일 새벽, 스스로를 깨우는 학습문화인 '화공특강(화요일은 공부하자)'을 시작했다. 2018년 11월부터 시작된 화공은 매주 새벽 각 분야의 명사들이 찾아 도정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지방 성공시대' 구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350여 차례가 넘는 화공 특강을 통해 변화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성장하려는 조직 내부의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을 얻었다. 그 결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24년 만의 청렴도 종합 1등급 달성,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 우수기관 선정, 민선 7기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한 예산 규모 등 변화는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공룡의 이동은 상징적이다.
2019년 도청 전정에 자리했던 공룡은 2021년 홍익관으로, 다시 2026년 원당지로 자리를 옮겼다. 혁신은 한 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혁신은 완성형이 아니다. 혁신은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하고 스스로를 바꾸는 과정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인공지능 혁명, 지방소멸, 산업구조 재편,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전환기에 서 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미래를 설명할 수 없는 시대다.
변화를 거부하는 조직은 쇠퇴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조직은 미래를 만든다. 행정 역시 예외가 아니다. 속도가 경쟁력이고 혁신이 생존인 시대다. 전례와 관행만 붙잡는 행정은 시대의 요구를 따라갈 수 없다.
경상북도가 공룡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공룡은 멸종의 상징이 아니다. 스스로를 바꾸지 못한 조직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자 반면교사의 교과서다.
결국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조직이 아니다.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조직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지 않는다.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지금도 변화하고 있는가."
경상북도의 공룡은 오늘도 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