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N% 요구·파업 리스크 확산…생산성 혁신 앞세운 노사관계 주목해야
한국 산업계가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의 악순환에 빠진 가운데, 노사 상생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도모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1일 발표한 '도요타 노사관계의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 노사관계가 단기 이익 분배 중심의 교섭 구조에 갇혀 있다고 진단했다. 경총은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 노조들이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이 같은 방식이 산업 대전환기에 필요한 연구개발과 미래 기술 투자 재원을 잠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기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노사가 생존 전략을 함께 고민하기보다 분배 갈등에 매몰될 경우 장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또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현장 혼란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미 다수의 협력업체 노조가 원청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면서 사용자 범위와 교섭 의제를 둘러싼 분쟁이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 판단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파업 만능주의'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총은 일본 도요타자동차 노사관계를 대안적 사례로 제시했다. 도요타 노사는 올해 네 차례 노사협의회를 열고 자동차 산업 격변기 속 기업 생존 방안을 논의했다. 주목할 점은 노조가 먼저 품질 문제와 생산 차질을 인정하고, 기존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도요타 노조는 무조건적인 분배 확대보다 '좋은 제품을 적기에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기업 생존의 본질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외에도 도요타 노조는 생산성 향상과 작업 방식 혁신도 강조했다. 기존 관행을 유지하면 고정비만 증가하고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노조 스스로 업무의 질을 높이고 비효율을 개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임금과 복지 확대만을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근로자의 고용 안정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공동 기반 위에서 가능하다는 것. 아울러 AI 시대를 바라보는 접근 방식도 차이를 보였다. 도요타 노조는 기술 발전에 따른 고용 불안을 이유로 기존 체제 유지만을 요구하기보다 조합원 개인의 기술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계에서는 한국 노사관계도 이제 '파업을 통한 분배 확대'라는 낡은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지만, 그보다 앞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총은 "도요타 노조는 과거의 성공방식과 만연한 안일함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 아래 주도적으로 변화의 방향을 제시했다"며 "분배적 교섭에 갇힌 우리 노사관계 현실에 큰 시사점을 준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