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강일동 인근에 1만3천여 세대를 이루고 있는 강일리버파크와 강일리엔파크를 두고 강동구가 최근 시끄럽다. 2007년 분양 당시 물량 절반 가량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장기전세주택 등으로 임대공급됐는데 20년 만기가 가까워지자 세입자들이 "시세 80% 보증금으로 더 살게 해 달라" "분양전환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어서다.
세입자들은 입주 당시 주변 시세의 23% 수준인 3억원 안팎에 들어왔다. 현재 이곳 매매가는 10억원을 넘나든다.
원칙은 장기전세 만료 뒤 이 집을 시장에 내놔 모두에게 공평한 매입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연장·분양전환 불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분양전환이란 임대차 기간이 끝난 뒤 해당 주택의 소유권을 세입자가 먼저 살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이에 매일신문은 28일 강일동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 현직 국회의원, 정당 지역대표,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과 오는 6·3 지방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에게 이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대부분 답변을 회피했는데 특이한 답변을 한 후보도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은 강일동 담당 현직 시의원인데도 오는 선거를 앞두고 지역구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답을 거부하기도 했다.
강일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회의원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진 의원은 여러 차례 연락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지역 정당 대표인 전주혜 전 국민의힘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이수희 현직 구청장 역시 답을 주지 않았다. 다만 이 구청장은 선거 공보물에 "고덕·강일지구 장기전세 아파트 분양전환 추진"을 명시한 바 있다. 오 시장의 입장과 반대 의사를 낸 것이자 세입자 입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구청장과 이번 선거에서 맞붙게 된 김종무 민주당 후보도 답이 없었다. 김 후보 선거 공보물에 따르면 그는 이 구청장과 반대 입장이다. 강일동 동별 공약란을 보면 "장기전세 재공급 추진"이 적혀 있다.
현직 시의원의 반응은 어땠을까. 강일동 담당 현직 시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박춘선 시의원이다. 그는 "지역구가 바뀌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선거를 앞두고 옆 동네로 지역구를 옮겼다는 핑계를 대며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 시의원 후보로 최근 서울로 이사한 김현석 전 전남도당 미래세대위원장을 공천했다. 김 후보도 답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소속 강일동 담당 문현섭 구의원 역시 답이 없었다.
민주당엔 강일동 담당 구의원이 2명 있다. 박원서 구의원은 답이 없었지만 원창희 구의원은 "우리 구청장 후보와 같은 생각"이라며 장기전세 재공급에 무게추를 실었다.
민주당이 강일동 담당 시의원 후보로 공천한 이준형 후보는 유일하게 긴 답변을 내놨다. 그는 "SH의 장기전세주택 정책 자체에 한계가 있다. 수익이 늘면 쫓겨나는 구조고 20년간 집값이 10억원 가까이 오르는 동안 세입자는 자산을 형성하지 못했으니 서울시 정책 책임이 크다"며 "지난해 연장·분양전환 불가 입장을 낸 오세훈 시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 임대기간 연장을 포함해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일리버파크와 강일리엔파크는 각각 6천756가구와 7천48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이 가운데 20% 넘는 강일리버파크 1천390가구와 고덕리엔파크 1천614가구가 장기전세주택 물량으로 공급됐다. 세입자들은 무주택 실수요자 시세 80%의 보증금으로 재계약 보장, 20년 세입자 대상 분양전환 기회 부여, 금융 지원, 입주민 참여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27년부터 20년 거주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면 현 보증금으로 인근 전셋집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